삼성생명 은퇴보고서 "소득 높을수록 '워라밸' 누려…은퇴후 경제적 양극화"
"부부 대화시간 나이들수록 줄어…친구, 도움받을 사람도 감소"

한국인은 노후에 월 200만원 가까이 필요하다고 여기며, 이를 위해 월 40만원 조금 넘게 저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득이 높을수록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이 잘 구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으면 현재뿐 아니라 은퇴 후에도 경제적 여유가 줄어 양극화 현상이 예상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5일 발표한 '은퇴준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성인남녀 1천953명이 노후 필요소득으로 응답한 금액 평균은 월 198만원이다.

2016년 조사에선 193만원, 2014년 조사에선 207만원이었다.

노후에 대비한 저축액은 월 41만원이다.

2016년(40만원)과 비슷하지만, 2014년(15만원)보다는 부쩍 늘었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 가입률은 78%, 퇴직연금은 35%, 개인연금은 45%다.

이들의 순자산(부채를 뺀 자산)은 3억9천911만원, 이 가운데 거주주택 자산은 2억8천45만원이다.

은퇴준비지수 산출에 쓰이는 재무실행점수는 2014년 53.6점에서 2018년 67.8점으로 상승했다.

주로 거주주택 자산 가치 상승 덕분이었다.

건강실행점수는 전체 응답자 평균이 59.1점으로 2016년(55.6점)보다 개선됐다.

만성질환·중증질환 보유율이 상승했지만, 금연·절주·운동 등 건강생활 습관 실천 비율도 높아진 결과다.

또 기혼자들은 맞벌이하는 남성과 여성 모두 홀벌이 하는 경우보다 노후 건강 준비가 더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칙적 운동과 건강보험 가입 등이 영향을 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활동실행점수에 영향을 주는 여가시간은 모든 연령대에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30대는 2014년 8.1시간에서 2018년 4.8시간으로, 40대는 7.9시간에서 4.9시간으로 확 줄었다.

보고서는 "30·40대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해 여가시간이 가장 적은 양상"이라며 "2016년 이래 5시간 안팎으로 감소해 워라밸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소득 수준으로 구분하면 고소득층이 여가를 더 잘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 550만원 이상 집단은 여가활동 다양성, 여가시간, 인적 네트워크, 자기계발 등에서 모두 월등해 활동실행점수가 50.1점으로 나타났다.

월소득 250만원 미만 점수는 38.6점이다.

소득이 낮으면 당장 경제적 여유가 없어 여가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준비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현재 경제적 여유가 없을수록 은퇴 후에도 소득 활동을 이어나가야 할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이 큰데, 이들 집단에서 은퇴 후 활동 준비는 취약하다"며 "경제적 양극화를 더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하루 평균 1시간 넘게 대화하는 부부는 20대(60.0%)에서 갈수록 줄어 60대 이상은 19.2%였다.

"자녀와 허물없이 이야기하는 편"이라는 응답 비율도 20대 62.5%에서 60대 이상 35.3%로 낮아졌다.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사람'은 20대 4.6명, 40대 3.3명, 60대 이상도 3.3명이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주는 사람'도 20대 4.7명에서 60대 이상 2.5명으로 줄었다.

재무, 건강, 활동, 관계 등 점수를 종합한 은퇴준비지수는 2014년 57.2점에서 2016년 55.2점, 2018년 54.5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노후에 월 198만원 필요…저축 월 41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