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5세 이상 팀장급 승진 누락자 대상
-"임단협 전 압박" vs “통상적인 지원"


현대기아차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 관리자급 승진 누락자를 대상으로 퇴직 의사를 묻는 면담을 비공개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3월 초부터 일부 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의사를 묻는 면담을 진행했다. 만 55세 이상 정규직 중 승진 누락 등으로 인해 보직이 없는 관리직을 대상으로 정년퇴임까지 연봉의 절반을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 노조 측은 임단협 이전 임금 인상을 저지하기 위한 일종의 '희망퇴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매년 통상적으로 진행해온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현대기아차, 전직 지원 프로그램이 뭐길래

이와 관련 현대차 노조는 대자보를 통해 지난 21일 열린 1분기 노사협의회 상견례 자리에서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종용과 조기 퇴근 및 현장사찰을 통해 현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노조 불신조장과 흔들기 등을 당장 중단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기아차 노조 역시 대자보를 통해 올해 정기대의원회 안건으로 일반직 희망퇴직에 관한 사실 조사 및 강제 시행 방지 등을 제시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 실적 악화를 겪은 현대기아차가 비용 감축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식의 소문이 업계에 퍼졌다"며 "한국지엠 사태 이후 희망 퇴직이나 구조조정 등의 이야기가 노조 측에 큰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회사가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2017년 실적은 매출액 96조3,761억원, 영업이익 4조5,747억원 등이다. 매출은 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매출액 53조5,357억원, 영업이익 6,622억원 등을 보고했다. 매출액은 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6.9% 줄었다. 사드 문제로 중국 판매 감소,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지연이자 반영 등이 악영향을 줬다.

현대기아차측은 희망 퇴직은 현재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만 정년이 가까운 일부 관리직 중 승진 누락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매년 통상적으로 시행하던 지원사업이 올해 '전직지원 프로그램'이란 명칭이 붙었을 뿐 예년과 내용이나 규모 등에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팀장급 승진이 누락된 관리직 중 희망자에 한해 창업이나 재취업, 재무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퇴직 시 연봉의 50%를 지급하는 조건"이라며 "매년 통상적으로 시행하던 프로그램이며, 지난해 경영 성과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희망퇴직이나 구조조정 등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현대차는 영업이익의 50% 이상, 기아차는 영업이익의 두 배 이상을 R&D 부문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행동에 나선다는 해석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전직지원 프로그램'의 규모에 대해 사측은 정확한 숫자를 공개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노조 측에선 현대차 150여 명, 기아차 50~60명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사 양측 모두 프로그램 대상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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