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인수합병(M&A) 규모가 1조2000억달러(약 1278조1200억원)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규모다.

올 1분기 글로벌 M&A 사상최대… 제약·에너지 '메가딜' 주도
이 같은 글로벌 M&A의 증가는 잇달아 쏟아진 수십억달러 규모의 ‘메가딜’이 주도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1조2000억달러 중 절반 이상이 5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거래였다. 3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국가 간 거래도 활발해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FT를 비롯한 외신들은 일본 최대 제약사인 다케다가 아일랜드의 희귀질병 전문 제약사인 샤이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400억달러(약 42조61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석유·가스 생산업체인 콘초리소스는 이날 부채를 포함해 95억달러에 경쟁사인 RSP퍼미안을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운영사인 미국 CME그룹도 이날 영국 금융기술기업 넥스(NEX)그룹을 3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급속한 경제 성장과 기업들의 자신감 회복, 미국 정부의 법인세 인하 조치 등이 글로벌 M&A를 자극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씨티그룹의 유럽·중동·아프리카 M&A부문 대표인 앨리슨 하딩존스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하면서 기업들이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 기술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것도 M&A가 급증한 배경이라고 FT는 진단했다. 대기업들이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사 또는 협력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M&A 시장의 ‘큰손’이던 중국은 당국의 통제로 기세가 한풀 꺾였다. 중국 기업들의 1분기 해외자산 투자는 252억달러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90억달러를 들여 다임러의 최대주주가 된 것 정도가 눈에 띄는 투자였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