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앤쇼핑 본사
홈앤쇼핑 본사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업체 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나란히 불명예 퇴진해 공석이 된 사장 자리에 각종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홈앤쇼핑은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사장 공모를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선출 절차에 들어간다. 강남훈 전 사장이 채용비리 의혹 등을 받고 물러난 지 9일 만이다. 공영홈쇼핑도 오는 6월 중순 대표 선임을 목표로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리기 시작했다.

신규 선임될 두 곳의 사장에겐 무거운 과제가 주어져 있어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공영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야 하는 게 숙제다. 중소기업 판로를 뚫어주며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늘려야 한다.
술렁이는 中企 홈쇼핑… 2곳 CEO 공모 '시동'
◆홈앤쇼핑 사장 공모 시작

홈앤쇼핑은 다음달에 대표이사 공모를 위한 신청을 받는다. 지난 28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대표이사추천위원회(이사추천위)를 구성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사추천위는 ‘3년 이상 홈쇼핑 및 유사업종(방송, 모바일) 경영을 한 경험자 또는 이에 준하는 경영 역량을 가진 사람’으로 후보자 자격 요건을 한정했다. ‘너무 광범위하게 후보자 요건을 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추천위는 후보 가운데 두 명을 추리고, 이사회가 두 명 중 한 명을 대표이사로 결정한다. 늦어도 5월 초까지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게 목표다. 홈앤쇼핑 대표이사로 국회사무처 산하 연구원인 꿈보따리정책연구원의 신극정 중앙본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신 본부장은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내고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에서 국민통합특보단장을 맡았던 정치권 인사다.

공영홈쇼핑은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리는 단계다. 대주주인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이 세 명씩 추천한다. 공영홈쇼핑 대주주가 중소기업유통센터(50%)와 농협(45%)이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공모에 참여한 후보 중 3배수를 추려 이사회가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4월 중순 공모를 시작해 6월 중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영홈쇼핑 대표이사 자리에도 정치권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20대 대선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이상윤 전 티브로드 대표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두 토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새로 선임될 두 곳의 대표에게 주어진 숙제는 간단치 않다. 홈앤쇼핑은 ‘포스트 모바일’ 준비가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임 강 대표는 모바일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홈앤쇼핑을 키웠다. 작년 판매액은 2조1500억원을 넘었고, 홈앤쇼핑의 모바일 전략을 다른 홈쇼핑 회사들이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장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TV 쪽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장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기획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강 전 대표가 친구인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경영에 관여한 의혹으로 물러났기 때문에, 경영투명성을 확보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다.

공영홈쇼핑 신임 대표 앞에는 더 큰 과제가 놓여 있다. 공영홈쇼핑은 2015년 출범 이후 매년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적자 규모가 줄고 있지만 ‘악재’가 있다. 현재 23%인 수수료율을 다음달 14일부터 20%로 낮춰야 한다. 설립 당시 승인 조건이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3% 인하로 최소 100억원의 영업적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