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 블랙야크, 히말라야에 '블랙야크 스쿨'
지난 12일 블랙야크가 창립 45주년을 맞아 진행한 행사 ‘블랙야크 뉴 비전(New Vision) 컨벤션’에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다. 블랙야크가 네팔에 재건한 ‘히말라야 블랙야크 스쿨’ 학생 5명이다.

[레저 &] 블랙야크, 히말라야에 '블랙야크 스쿨'
2015년 4월 7.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네팔은 건물이 붕괴되고 인명 피해도 컸다. 당시 블랙야크는 임시주거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4억원 상당의 텐트와 의류 및 용품 등을 지원하고 1억원의 구호 성금을 즉시 전달했다.

이후 블랙야크 임직원과 대리점, 협력사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약 6억원 상당의 물품과 1억원의 구호 성금이 조성돼 7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도 이어졌다. 블랙야크 후원으로 여성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등정한 산악인 오은선 대장, 히말라야 14좌 도전 중에 네팔로 긴급 이동한 김미곤 대장도 지진 구호 활동에 참여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당시 네팔이 생소한 지역이고, 대부분 기업이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팔에 어느 정도 구호대책을 내놓아야 하는지 갈등하는 기업이 많았다”며 “블랙야크는 재난 상황이 너무 심각한 데다 사고 피해가 계속 늘어나는 것을 보고 서둘러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블랙야크는 지진 피해 상태, 학생 현황, 자립 의지 등을 평가해 재건 사업 대상 마을과 학교를 선정하고 ‘스리빈두 케서르 세컨더리하이어스쿨’ 재건을 결정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북쪽으로 70㎞ 떨어진 느와코트에 있는 이 학교는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950여 명의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 가장 큰 규모의 학교였다. 하지만 대지진으로 총 9개 건물 중 8개 건물이 파손돼 그동안 학생들은 천막으로 만든 임시학교에서 수업을 들어왔다.

올 2월 이 학교는 446㎡(약 132평) 규모에 12개 교실을 갖춘 2층 건물의 ‘히말라야 블랙야크 스쿨’로 다시 문을 열었다. 그중 5명 학생이 한국에 초대됐다. 이들은 5박6일간 한국에서 문화를 체험했다. 서울 강서구 유석초등학교를 방문해 또래 아이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이들은 아리랑과 네팔의 국가와 민요를 서로에게 가르쳐주고 가야금으로 연주하며 함께 불렀다. 양승헌 유석초등학교 학생은 “처음 만났을 때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어색했지만 함께 수업을 듣고 아리랑과 네팔 민요를 부르다 보니 어느새 많이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블랙야크는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히말라야 산악등반을 즐기면서 네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1993년 초오유(8201m)를 시작으로 안나푸르나(8091m), 칸첸중가(8586m) 등 현재까지 약 20차례 히말라야를 등반했다. 강 회장은 1996년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떠난 히말라야 원정길에서 영감을 얻어 히말라야 혼을 상징하는 검은 소 블랙야크라는 이름을 짓고 등산 의류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블랙야크 브랜드 정체성이 히말라야에서 비롯한 셈이다.

블랙야크는 ‘러닝 인 더 히말라야’ 캠페인으로 이런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과 환경, 공동체적인 삶에 대한 가치를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과 함께 ‘히말라야로부터 배우다’라는 메시지로 소비자와 공유하고자 기획된 중장기 캠페인이다.

첫 번째 활동으로 히말라야 학교 어린이들과 국내 어린이들이 블랙야크 키즈를 매개체로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히말라야 프렌드십(Friendship)’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소비자들은 블랙야크 키즈 각 매장에서 히말라야 친구에게 전달될 카드를 직접 작성할 수 있다. 추후 히말라야의 친구로부터 실제로 답장을 받아볼 수 있다. 더불어 ‘히말라야 프렌드십’ 제품군으로 선정된 제품 하나를 판매할 때마다 히말라야 아이들에게 교복이 한 벌 배달될 예정이다. 블랙야크 키즈 히말라야 프렌드십 제품으로는 어린이용 집업 트레이닝 세트인 BK스미르세트, 바람막이인 BK로저자켓, 운동화 크러쉬-K 등이 있다.

강 회장은 “어려울 때마다 용기와 지혜를 줬던 히말라야와의 인연을 블랙야크 소비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캠페인을 고민하게 됐다”며 “보여주기나 단발성이 아니라 정체성을 지키는 지속 가능한 블랙야크만의 방법으로 경제적 가치가 사회적 가치로 환원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