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후 중고차 시세 하락 가능성 제기
-중고차 업계 "3~4개월 후 안정세 접어들 것" 전망
-가격 안정화, 소비자 불안감 해소가 관건


한국지엠 사태가 신차 시장은 물론 중고차까지 영향을 미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군산 공장 폐쇄 이후 극단적인 철수설까지 거론되면서 기존 쉐보레 구매자들의 불안 심리가 중고 시장에 반영되는 모습이 감지된다.
[하이빔]한국지엠 위기, 중고차까지 불안하다
일반적으로 외부 충격이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면 2~3개월 정도 시간 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에 신차 선호도와 가격, 할인, 브랜드 가치, 소비자 심리 등 반영되는 변수가 적지 않아서다. 따라서 내달부터는 중고차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하락 조짐은 이미 3월부터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 유입되는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국토부 공식 통계는 집계 전이지만 매매 사업자들은 3월 하반기 이후 쉐보레 보유자들의 중고차 매각 문의가 늘고, 일부 사업자는 중고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여기에 업계 관계자들은 두 달 정도면 한국지엠 사태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퍼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군산 외의 다른 생산 시설을 폐쇄하거나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의 극단적인 선택 가능성은 낮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그보다 빨리 찾아온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시장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관리법 상 제조 또는 판매사는 8년 동안 부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해야 하고, 제품 생산이 단종되는 것이지 판매는 지속된다는 점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군산 공장 중단으로 크루즈 생산이 중단되는 것과 해외에서 생산된 크루즈를 수입, 판매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판매는 문제 없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중고차 가격에 이번 사태가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 중인 쉐보레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에 타격을 입으면서 소비자들이 법적인 안전망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실제 4월 이후 쉐보레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 닥쳤을 때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문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태의 해결 방안이다. 단순히 국내 사업 유지에 머무는 게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중고차 업계에선 한국지엠이 사업을 존속할 경우 3~4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일정 선에서 가격이 다시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판매된 쉐보레 차가 적지 않은 데다 시장 경험상 외부 충격에 따른 가격 조정 기간이 3~4개월 정도면 충분해서다.

자동차는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중 집 다음으로 비싼 소비재다. 그런 만큼 중고차 가치 역시 신차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감가율이 큰 차를 기꺼이 살 소비자는 없다. 따라서 기업의 상황이 불안할수록 피해를 입는 건 소비자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4월 중고차 시장을 숨죽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게 답답할 따름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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