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폭탄·공급과잉에 재고 급증…납·아연 가격도 약세

지난주 세계 철강시장이 공급과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여파로 최악의 1주일을 겪었다.

중국 철강업체의 공급 확대와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금속제품 가격 하락이 지속되며 포스코 등 철강업체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1일 중국 상하이(上海) 선물 거래소에 따르면 건축자재의 벤치마크인 콘크리트 보강 철근(Rebar·steel reinforcement bar) 5월물 선물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지난 9일 t당 3천709위안으로 전날보다 3.7% 떨어졌다.

장중에는 3천663위안까지 하락하며 작년 11월 20일 이후 거의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초 개장가에 비해서는 7.8%(315위안) 급락했다.

주간 하락률 7.8%는 약 1년 새 최악의 성적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철강 재료인 철광석 5월물은 다롄(大連)선물거래소에서 483.5위안으로 전날보다 5.2% 급락했다.

장중 넉 달 만에 최저치인 479.5위안까지 하락했다.

한 주간 하락 폭은 10.4%(56위안)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의 알루미늄 3개월물 가격은 9일 현재 2천120달러로 이달 들어 0.56% 떨어졌다.

납과 아연 가격은 이달 초 이후 각각 4.95%와 5.04% 급락했다.

금속제품 가격 하락 여파로 철강 기업 주가도 큰 폭 하락했다.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寶山)강철 주가는 9일 3% 떨어졌다.

지난 2주일간 바오산강철의 주가 하락 폭은 13%에 달했다.

한국 포스코 주가도 9일 3.6% 하락했다.
철강시장 트럼프발 수난의 1주일… 철근값 8%↓철광석 10%↓
금속제품 가격이 급락한 것은 전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내 공급과잉에 따른 것이다.

상하이 스틸홈(鋼之家) 전자상거래에 따르면 철근 재고는 작년 12월 이후 3배로 늘어나며 964만t에 달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국 주요 항구 내 철광석 재고는 지난 2일 역대 최고치인 1억5천910만t을 기록했다.

중국 철강업계가 당국의 겨울철 오염물질 배출 단속이 끝난 후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중국 내 재고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과 이에 맞선 중국과 유럽 등의 보복 조치 여파로 철강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철강공업협회는 미국에서 수입되는 스테인리스강, 아연합금 판재, 무접합 강관 등 금속제품과 석탄 등에 대해 강력한 대응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철강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시노스틸(中鋼)선물의 자오샤오보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철강 재고가 빠르게 증가했다"며 "높은 수준의 재고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시장을 괴롭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BMI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철강업체들을 위한 보호 관세가 철강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1분기가 올해 최고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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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