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콕핏 등 공동 개발, 스마트폰·시네마LED 등 '시너지' 강화
작년 매출 7조원·영업익 600억원…초기 인수비용 일단락

삼성전자가 세계적 전장(전자장비) 전문기업인 미국 '하만(Harman)'을 인수한 지 11일로 꼭 1년을 맞았다.

인수 총액 총 80억달러(당시 약 9조3천700억원)로,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으로는 최대 기록을 세웠던 삼성은 이후 하만과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며 '화학적 결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하만 인수는 이재용 부회장이 의지를 갖고 주도적으로 추진한 '미래먹거리' 사업이었던 만큼 올해 본격적으로 과실을 거두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11일 하만 인수 완료를 선언한 뒤 1년간 주로 전장과 오디오 사업에서 '시너지 창출'에 주력했다.

우선 전장 부문에서는 지난해 9월 하만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전담할 전략사업부(SBU)를 신설,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와 차세대 차량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 공동 연구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올초 세계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8'에서 두 회사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자동차 내부는 물론 모바일 기기, 가전제품 등을 연결하는 차세대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솔루션인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다.

또 전장부품 업계에서는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을 시연했다.

오디오 분야에서는 갤럭시 S8 이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하만의 AKG 튜닝 기술이 적용된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했으며,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 탭 S3'에는 AKG 튜닝 기술이 적용된 4개의 스피커를 탑재했다.

지난해 7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 들어선 세계 최초의 극장용 '시네마 LED 스크린'에는 하만의 JBL 전문가용 극장 음향 시스템이 적용됐다.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의 매출(239조5천800억원)·영업이익(53조6천500억원)에서 하만이 차지한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하만은 지난해 총 7조1천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약 6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 300억원 영업적자를 내긴 했지만 4분기에 600억원 흑자로 돌아서면서 기대감을 살렸다.

특히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에는 인수와 관련한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올해는 실적이 큰 폭으로 나아질 것으로 삼성전자는 전망하고 있다.

하만이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에서 수백억 달러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자율주행, 텔레매틱스, 보안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핵심기술에서 특히 글로벌 업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구속 수감 중에도 하만 관련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수시로 보고받으면서 각별한 '애정'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이 앞으로 하만을 직접 챙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2016년 등기이사 선임 이후 첫 작품으로 하만 인수를 성사시킨 만큼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전장 산업이 오는 2025년 1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M&A 등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하만 인수 1년… 이재용 '파종' 올해부터 본격 '수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