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카드 "경제·일자리 영향은 의도와 달리 나타나"

지난 2002년 미국이 수입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처)를 발동할 당시 조지 W.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이던 앤드루 카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카드는 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난 솔직히 그것(철강 관세)을 하는 게 스마트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란 관점에서 볼 때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WP는 "2002년 부시 행정부의 관세를 기억하는가.

그때 최고 참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같은 일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부시 행정부 비서실장 "트럼프, 2002년 같은 실수 반복 말라"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수입 철강에 3년간의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가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보복관세를 얻어맞고 집단 제소를 당한 뒤 이듬해 이를 철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6년 만에 부활시킨 세이프가드를 세탁기·태양광 전지 등에 적용했다.

카드는 "당시 우리는 일자리가 타격을 받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일단 티격태격하는 싸움이 시작되자 의도하지 않던 결과가 나타났다.

모두가 어느 정도까지 행동할지 당신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부시 행정부는 철강 수입제한 조치로 3천만 달러 이상의 직접적인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철강회사에 늘어난 일자리보다 철강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체에서 잃어버린 일자리가 더 많았다.

철강회사 일자리 하나를 만들려고 40만 달러 넘게 퍼다 부은 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카드에 이어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조슈아 볼텐은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이 실수였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2002년에는 꽤 논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232조(무역확장법) 아래에서 다시 똑같은 일을 하는 건 훨씬 더 큰 파장을 지닌 실수가 될 것이라는 데 의문이 없다"고 말했다.

기업가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장을 맡고 있는 볼텐은 "전체 경제에서 보면 (철강 관세는) 매우 나쁜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카를로스 구티에레스도 공영라디오 NPR에 "수년간에 걸쳐 우리가 깨달은 건 보호무역주의는 보호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