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관리하는 ‘이택스(ETAX·서울시지방세납부시스템)’의 전산 오류로 서울시민 70만 명에게 전자고지서가 무더기로 잘못 발송됐다. 70만 명의 시민이 혼란을 겪은 것은 물론 발송처로 기재된 광진구청 역시 홍역을 앓았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 도로사용료 12만8000원을 내라는 내용의 도로점용 사용료 전자고지서가 70만 명의 서울시민에게 동시에 보내졌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안모씨에게 보내야 할 고지서가 알 수 없는 오류로 중복 생성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고지서를 받은 시민들은 당혹감에 빠졌다. 해당 이메일을 받은 한 시민은 “도로점용 사용료 고지서를 받을 일 자체가 없는데 난데없이 이런 이메일을 받게 돼 이곳저곳에 문의하느라 오전 시간을 다 허비했다”며 “나중에 전산 오류였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하고 황당했다”고 전했다.

해당 고지서의 발송처로 기재된 광진구청은 이날 오전부터 고지서 발송 이유를 두고 항의하는 시민 전화로 전 직원이 진땀을 빼야 했다. 고지서에는 ‘지방세 관련 문의사항이 있으면 광진구청 건설관리과로 연락하기 바란다’는 내용과 함께 해당 과의 연락처가 기재돼 있다.

서울시는 오전 8시40분께 이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택스 홈페이지에 해명문을 띄운 뒤 낮 12시께 해당 고지서를 수신한 70만 명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 금고로 이택스를 관리하는 우리은행의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시민에게 혼란을 준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오류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은 우리은행의 전산 운영능력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9일 예정했던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을 며칠 앞두고 돌연 연기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들은 “전산은 한 치의 오류도 있어서는 안 되는데 우리은행에서 자꾸 문제가 생기는 것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