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총출동…"본사에 과도비용 납입", "폐쇄 전 국회 만났어야"
앵글 "5천명 중 500명 영향"…'디트로이트 회귀' 트럼프 발언엔 답 안해
의원들 "투명 실사 확약받아" 성과 자평도…일각선 정무위 소집요구


여야 의원들이 20일 제너럴모터스(GM) 배리 앵글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젠 한국GM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나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한 경위를 추궁하고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지역 일자리를 지키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GM 경영진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앵글 사장은 "수백만 일자리의 수호자가 되고 싶다"면서 한국에 남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확답하지 않아 회의장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의 'GM사태 TF' 소속 의원들이 한꺼번에 참석했다.

간담회 중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이후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우선 앵글 사장이 "한국에 남아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하자, 김 원내대표는 "정부 지원을 전제로 계획을 세운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GM의 경영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계획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회의에 배석한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한국GM에서 과도한 비용이 본사에 납입되고 있고, 부품 비용 책정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본사 차입금과 관련) 고금리 대출 지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노 원내대표 역시 "공장 폐쇄 전 국회를 방문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이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이에 앵글 사장은 "한국에 남아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지역구가 군산인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은 "(공장 폐쇄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지만, 앵글 사장은 "20% 미만의 가동률로는, 1주일에 하루 정도 일하는 것으로는 수익창출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앵글 사장은 "(수익이 충분한 구조로의) '전환 계획'이 성립되지 않으면 (군산공장 가동을) 못한다", "(수익을 내기 위한) 여러 요소들이 동시에 만족이 돼야 투자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등의 언급을 하며 군산공장 재가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신 앵글 사장은 "군산공장 자체를 살리는 것은 어렵더라도 직원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격리되는(해고되는) 사람은 없도록 노력하겠다"면서 "22개 협력업체에 5천여명의 근로자가 있는데, 500명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더 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강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격리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더 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부분과 관련해 한국GM 측은 앵글 사장의 이 발언이 통역 및 브리핑을 거치면서 다소 부정확하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한국GM 관계자는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인원에 대해서는 회사가 최대한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라며 "협력업체 500명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협력업체 근로자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실사 과정에서 일부 항목을 협의해 실사를 받지 말고 모든 것에 대해 실사를 받아야 한다.

국감 때에도 자료제출에 협조가 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앵글 사장은 3자 실사에 동의하면서 "산업은행장을 만나 투명하게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과 지 의원은 간담회 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정무위를 소집해 이번 사태를 점검하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GM이 산업은행을 통한 유상증자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시중에 돌고 있다.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고 어떻게 정상화를 이룰 건가를 시급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평가에 대해서는 의원마다 엇갈렸다.

한 의원은 "GM 측이 결국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제대로 얘기하지 않더라. 원가 문제에 대해서도 '고객사에 물어보라', '다른 기업도 더는 한국GM 제품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피해가더라"라고 전했다.

반면 한 의원은 "GM으로부터 제3자 실사를 허용하겠다고 확약을 받은 것은 큰 성과"라며 "이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진단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