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5년 이상 연속 오른적 없어, 시장 사이클 감안한 투자 필요
올해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간 차별화다. 연초부터 특정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끄떡없이 계속 오르고 있다. 반면 공급이 많은 경기 남부, 영남권, 충청권은 매수세가 끊기고 가격도 하락세가 본격화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지역별로 서로 다른 사이클로 움직이는 탈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비정상적인 과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가 있다는 사이클적 사고가 필요하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43만9611가구로 전년도(38만3820가구)보다 14.5%(5만5791가구) 증가한다. 역대 최대 물량이다. 2018년은 주택공급과잉의 첫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할 때 2018년 주택시장은 전국 기준으로는 전반적인 보합세를 띨 전망이다. 지역별로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지방은 약보합세, 수도권은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금리가 급등하고 대외쇼크가 발생하지 않은 한 집값 급락장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주택 매수가 왕성한 데다 최근 부동산시장 트렌드가 교외보다 아파트 중심의 ‘도심 편식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서울은 강보합세로 예상된다.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지방 거주자들의 상경 투자가 많을 것이라는 점, 강남 아파트가 투자 안전자산으로 활용되는 점을 감안할 때 ‘똘똘한 한 채 갖기 흐름’의 수혜가 예상된다.

전세시장도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로 전세 눌러앉기 수요가 늘어나는 등 상승 요인도 없지 않다. 하지만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탓에 전셋값은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입주 물량이 철거를 감안하면 많지 않은 서울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대체적으로 전세시장은 향후 1~2년간 게걸음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전세나 대출을 안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여건은 부동산시장에 우호적이지 않다.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고, 기준 금리 인상은 국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가격과 반비례 관계다. 금융비용 상승은 투자수익률을 끌어내리고 이에 따라 거래도 둔화될 전망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도 실물경기 호조로 부동산 경기는 급격한 침체보다는 수요 둔화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기준으로 2014년 초부터 상승세가 시작됐는데 올해까지 오르면 5년째다. 1987년 이후 5년 넘게 연속해서 아파트값이 오른 적은 없다. 최장 5년이었다. 올해까지는 집값이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은 상승 에너지를 그만큼 많이 분출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투자수익률을 낮게 잡고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무리한 투자보다는 안전 투자로 접근을 하고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하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자기자본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기존 매매시장보다 분양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2018년 서울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일반 분양, 강북권은 재개발과 뉴타운 일반 분양, 경기와 인천, 지방에서는 공공택지 분양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분양가가 절대적으로 저렴하고 입지 경쟁력이 검증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