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벌서비스가 5년간 매출과 수주를 매년 두 배로 늘려 2022년에 매출 2조원, 수주 23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올해 매출과 수주 목표를 지난해의 두 배인 4500억원과 6억달러로 잡았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광헌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부사장)는 최근 임직원에게 이 같은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일감절벽’에 시달리는 조선업계와 달리 선박 개조 및 유지보수 시장은 환경규제로 일감이 넘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기준 강화로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설치 시장은 2024년까지 30조원, 배기가스세정설비 시장은 2020년까지 11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 측은 선박 유지보수는 덴마크 만디젤, 핀란드 바르질라, 노르웨이 콩스버그 등에 밀리지만 친환경 선박 개조 분야에선 유럽 업체보다 한발 앞섰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세계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등 캡티브 마켓(계열사 내부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친환경 설비의 설계, 설치, 사후관리(AS)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선박 평형수처리장치 시장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세계 선두권이라는 평가다. 선박 평형수처리장치 세계 3대 업체인 국내 조선기자재업체 테크로스, 파나시아 등은 현대글로벌서비스와 경쟁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도 최근 선박 개조와 수리 시장 진출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십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선박 생애주기 관리 서비스’도 고도화해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달 초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을 공동 대표이사에 선임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안광헌 대표는 "정 부사장이 오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미래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며 "선박 엔지니어링 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탑 티어(일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