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품' 있지만 규제 과도하다"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사진)이 “정부가 사실상 가상화폐 시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 위원장은 1일 기자와 만나 “정부에서 거래소 폐쇄 등의 강도 높은 규제안을 언급할 때마다 가상화폐 시세가 폭락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가격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돼야 하는데, 현재의 정부 방침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을 맡았다. 전 위원장은 한글과컴퓨터 대표 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 인터넷 혁명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회의원도 지냈다.

전 위원장은 현재의 가상화폐 시세에 ‘거품’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블록체인산업 자체는 향후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가상화폐 투자는 2000년대 초반의 ‘닷컴버블’을 연상케 할 정도로 지나치게 부풀어져 있다”면서도 “5~10년가량의 기간을 거쳐 거품이 꺼지면 안정적인 거대 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단순한 고강도 규제보다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부터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가상화폐거래소의 투자자 고지 의무, 개발진의 가상화폐공개(ICO)처럼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금 부과와 관련해서는 “적절한 세금은 필요하다”며 “자세한 사항은 금융당국 및 가상화폐업계와 논의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전 위원장은 가상화폐거래소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서로의 거래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래소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거래정보를 모두 공유해야 뒤탈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