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의 간편송금과 맞서기 위해 스마트폰 자판만 터치해도 송금이 되는 ‘키보드뱅킹’을 잇따라 내놓기로 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은 스마트폰 키패드를 두드리는 것만으로 언제든지 송금할 수 있는 키보드뱅킹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2일, 신한은행은 다음달 출시한다.

이 서비스는 이스라엘 핀테크(금융기술) 회사인 페이키의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 둘 다 해당 회사를 접촉해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보드뱅킹은 메신저로 대화하던 중 키패드에 생성된 특정 버튼을 누르면 바로 계좌 조회 및 상대방 대상 송금 등이 가능하다.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송금이 가능한 메신저를 일부러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간편 터치송금’으로도 불린다.

두 은행은 키보드뱅킹의 도입이 카카오페이, 토스처럼 간편송금의 대명사로 불리는 플랫폼이나 기존에 출시된 은행권 자체 송금서비스를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를 이용하려면 카카오 앱을 실행해야 하고, 토스 역시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찾아서 복사 버튼을 눌러야 한다”며 “키보드뱅킹은 카카오톡·텔레그램·라인·문자메시지(SMS) 등 무엇을 하든 간에 키패드만 누르면 여러 금융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키보드뱅킹을 이용하려면 각 은행의 전용 앱에 접속한 뒤 설정 페이지로 들어가 키보드뱅킹을 이용한다는 동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키패드에 SC제일은행이나 신한은행 로고가 삽입되고, 이후부터 이용자는 해당 로고를 누르는 것만으로 키보드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

은행권은 앞으로 키보드뱅킹 및 이와 비슷한 간편송금 시스템이 기존 은행권 간편 송금 기능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출시된 은행권의 간편송금 서비스는 특정 메신저에서만 작동하거나 전용 앱을 활성화한 뒤 이용해야 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며 “키보드뱅킹이 카카오페이나 토스보다 더 편해 간편송금의 대명사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