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자동차를 소유하는 대신 매월 일정액을 내고 빌려 타는 개인 대상 리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본 소비자가 늘고 있다. 세금이나 차량 정기검사 비용 등을 리스료에 포함시켜 귀찮고 성가신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에 더해 굳이 소유에 구애받지 않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이용이 늘자 리스업에 새로 뛰어드는 업체도 증가,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있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도쿄도(東京都) 에도가와(江戶川)구에 사는 야마시타 마리코(50)씨는 작년 2월부터 좌석이 3줄인 신차 미니밴을 리스해 타고 있다. 근처에 사는 딸 가족과 외출할 때 차가 꼭 필요하지만 "갑자기 목돈을 들이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를 사는 대신 리스로 바꿨다. 리스업체에 계약금 100만 엔(약 950만 원)을 낸 후 9년간 매달 2만3천 엔(약 21만8천 원)을 리스료로 낸다. 7년이 지나면 다른 차로 바꾸거나 돌려줄 수도 있다. 9년간 리스료를 내고 나면 자기 소유가 된다.

일본자동차리스협회연합회(JALA)에 따르면 개인용 리스 대수는 지난 5년간 증가추세가 이어져 작년 3월 말 20만7천308대에 달했다. 전년 대비 24% 증가해 처음으로 20만대를 돌파했다. 최근에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져 작년 9월 말 23만대를 넘어섰다.

리스가 융자를 이용해 새 차를 사는 것 보다 반드시 돈이 적게 든다고는 할 수 없다. 차종과 리스 기간 외에 신차를 구입해 쓰다 다시 새차를 살 때 대금의 일부를 판매업자가 타던 차로 가져가면서 쳐주는 가격 등도 다 다르다. 게다가 리스는 원칙적으로 중도해약이 안 된다. 해약하면 위약금을 물게 된다. 그런데도 리스 이용이 늘고 있는 건 차를 구입해 소유하는 걸 귀찮고 성가시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점을 방문해 상담을 거듭하고 구입한 후 세금 등을 내는 성가신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계약도 인터넷으로 간단히 끝내는 편리함이 먹히고 있다.

리스업체 오릭스에 따르면 여성과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 특히 인기라고 한다. 수요가 늘자 참여 업체도 늘어 여러 가지 리스 상품 증에서 고를 수도 있게 됐다.

신세이(新生)은행그룹은 작년 11월 자동차 리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동차 론을 제공하면서 거래관계를 터온 중고차 판매점을 통해 고객유치를 추진하고 있다.유력 리스업체인 '도쿄센추리' 산하 일본카솔루션스는 자동차 보험을 정액 요금에 포함시킨 상품을 6월에 내놓았다. 코스모 석유는 자사 계열의 전국 주유소에서 계약을 끝낼 수 있는 편리함을 내세우면서 이용자에게 휘발유 가격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필요할 경우 부모나 친지 등에게서 빌려 쓰고 자기 소유의 승용차를 갖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어 자동차 업계가 판촉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골치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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