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도시 부동산은 다양한 특색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부동산 박람회 ‘시티스케이프 코리아 2017’ 행사 모습.
새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도시 부동산은 다양한 특색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부동산 박람회 ‘시티스케이프 코리아 2017’ 행사 모습.
부동산시장 사이클은 3~5년 주기설이 맞는 것 같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면 3년 정도 공급이 늘어난다. 이때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투자 인기가 있는 시장이 된다. 중요한 것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구와 소득이 함께 늘어나야 한다. 수요가 부족해지면 이내 과잉 공급된 부동산 경기는 시들해져 3~5년 수요가 채워질 때까지 그냥 그런 상태로 흘러간다.

이번에 정리한 글은 ULI(Urban Land Institute)가 매년 말 조사해 발표하는 ‘부동산 이머징 트랜드(Emerging Trends in Real Estate·Asia Pacific 2018)’에서 추렸다.

베트남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 부동산시장은 10~20년 동안 경제가 성장하면서 이에 걸맞은 수익률이 전망된다. 특히 젊은 사람 비중이 높은 건강한 인구구조를 갖고 있다. 아직은 부동산 소비 수준이 약하지만 향후 잠재력은 충분하다. 장기적으로 매년 4~5% 정도의 임대료 상승도 전망된다.

◆호찌민

호찌민 시티는 경제 발전으로 인구와 소득이 늘어나 부동산 공급을 수요가 잘 받아주고 있다. 하지만 금융 여건이 미약해 국제금융 변화에 고전하는 때가 있다. 오피스시장은 공급이 미흡해 국제 투자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다. 신규 개발을 위해 현지 디벨로퍼와 파트너십 혹은 자금대여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주거 수요도 강하게 늘고 있다. 종전의 지저분한 주택에서 깔끔한 분양 아파트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 주택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리테일 부동산도 인기가 높지만 단기간에 많이 공급되면서 2~3년마다 총면적이 두 배씩 늘어나고 있다. 리테일 디벨로퍼는 대부분 싱가포르 홍콩 자본가다. 호텔시장도 급속히 성장하면서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뭄바이

뭄바이도 부동산이 큰 폭으로 공급되고 있다. 도시 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도시경제도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은 부동산 수요를 받치는 시장 소득이 부족해 보인다. 소득 양극화가 심해 중산층이 부동산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인도 정부가 비효율적 물류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세금정책을 시행하면서 해외 투자가 늘고 있다. 인도의 물류자산 규모는 중국의 1.5% 수준으로 크게 부족하고, 수익률은 9~10% 정도가 예상돼 향후 투자가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멜버른

호주는 안정적인 투자환경, 양호한 수익률, 지속적 임대시장 증가 등이 잘 어울려 가는 시장이다. 시드니와 멜버른은 아시아 도시 중 투자자의 인기가 가장 높은 도시다. 시드니는 국제적인 관문도시로 인구와 소득이 성장하는 성숙한 경제도시다. 우량 오피스 수익률은 평균 5% 이상이며, 지속적인 임대료 상승과 향후 3년간 매년 5%의 자산 가치 순증가도 기대된다. 그러나 시드니는 우량 오피스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거래 규모가 2017년 상반기 37% 줄었다. 투자자들은 대안으로 새로 건물을 짓거나 보유 중인 건물을 개보수하고 있다. 대부분 개발 프로젝트는 중국인이 주도해 도심 B급 오피스를 주거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자금 통제로 현금 흐름 문제를 겪고 있다.

◆도쿄

도쿄의 부동산시장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대료가 계속 오를지는 불확실하지만, 수익률이 초저가인 국채보다 높아 인기가 많다. 일본의 인구 성장은 멈춰 있지만, 도쿄만큼은 서로 들어오려 한다. 그러나 일본은 내수 확대가 한정돼 공급과잉은 이내 부동산 경기침체로 연결된다. 그래서 일본은 엔저를 무기로 외국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2017년 일본 방문 외국관광객은 2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고, 2030년에는 연간 6000만 명 유치가 목표다.

그러나 경기가 좋아지면 이내 엔고 현상이 발생하기에 의도대로 진행될지는 불확실하다. 도쿄 오피스는 수익률이 3% 이하라도 국채 수익률과 은행이자율 사이의 여유 폭이 있어 은행 돈을 활용하면 좋은 편이다. 도쿄 주택자산은 역사적으로 항상 수익이 발생한다. 현재 수익률은 4%로, 은행차입 없이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면 오피스보다 1%포인트 높다. 일본은 낮은 차입이자를 활용해 수익이 나는 시장이다. 산업물류 부동산은 주요 물류 플레이어들이 지배하고 있다. 이미 많은 자산이 있지만, 자동화·현대화가 미흡해 투자 인기가 높다. 외국관광객은 중국인을 중심으로 매년 17%씩 증가하고 있다. 관광은 일본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역할을 한다. 여기에 2020년 도쿄올림픽의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상하이

상하이는 항상 부동산 투자순위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가끔 과잉공급이 있기는 하지만, 중국 최고의 경제도시답게 인구와 자본이 지속적으로 몰려 이내 수요는 충분해진다. 중국 2급 도시들은 수요 대비 공급과잉이 항상 문제가 된다. 공급이 줄고 인구와 소득이 늘어나면 상황은 개선된다. 그러나 중국도 인구정체 국가이기에, 도시인구 증가는 지방인구 감소라는 풍선효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부의 해외투자 규제로 기관투자가들이 상하이 오피스에 집중하면서 값이 오르고 있다. 수익률이 4%만 돼도 투자한다. 힘이 약한 외국 투자자는 쳐다만 보는 입장이지만, 일부는 큰 기관에 동참해 간접투자를 한다. 수익률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는 현대식 쇼핑몰이 아직은 빈약하기에 신규 쇼핑몰은 투자 기회가 있다. 산업물류 시장은 선전을 중심으로 대부분 중국 도시에서 아시아 나머지 전체보다 더 큰 신규 공급이 진행 중이다. 그 배경은 큰 국가경제 규모, 현대적 시설 부족, 정부의 장기적인 인프라 정책, e커머스 급속 성장으로 정리된다.

◆싱가포르

싱가포르 부동산시장은 한동안 공급과잉으로 거래가 뜸하다가 지금은 바닥을 치고 상승 중이다. 오피스 임대료는 정점보다 20% 하락한 바닥이어서 향후 2년간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도 지금 바닥으로, 정부의 냉각정책 부분 해제에 힘입어 상승 중이다. 홍콩도 한동안 주춤했던 중국 본토 관광객이 다시 돌아오면서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서울

[한경 BIZ School] 2018년 亞·太도시 부동산 투자 '대체로 맑음'
서울의 부동산시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지나친 가격 상승, 오피스와 호텔 공급과잉 등으로 투자순위가 아시아에서 하위권이다. 그러나 서울은 수익률이 아시아 핵심 시장보다 높아 많은 국내 펀드가 눈독들이는 도시다. 부동산 임대수익률도 평균 4%로 국채수익률 1.8%보다 높아 안정적인 우량 오피스를 구매하려는 기관이 많다.

한국은 아직 개발금융 선진화가 미흡해 자기자본으로 개발 사업을 하면 이익이 꽤 나는 편이다. 일단은 분양 여부에 따라 사업성이 좌우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량 자산이 부족한 도심지역에서 하는 개발도 좋아 보인다. 가장 인기 있는 자산은 물류다. 15년 전 일본과 같다. 서울과 인근지역에서 글로벌 플레이어의 활동은 느리다. 물류자산 수익률은 오피스보다 1.0~1.5% 정도 더 높다. 서울의 오피스 리테일 호텔은 공급이 많아 보인다. 이를 부족한 젊은 직장인 주택으로 과감하게 전환할 수 있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민성 < 델코리얼티그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