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기술보증기금, 공사로 바꿔야… 벤처 창업·육성 더 효율적"
“정책금융기관에서 기술벤처 지원기관으로 성격을 바꾸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기술보증기금의 공사(公社) 전환이 필요합니다.”

김규옥 기보 이사장(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 안정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보가 중기부 산하기관으로 일하기 위해선 공사 형태가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취임한 김 이사장은 지난 7월 말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기보가 금융위에서 중기부 산하로 이관되기 이전부터 기보의 공사화를 강조해왔다.

김 이사장은 기보의 역량에 대해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벤처기업의 80%가 기보를 통해 벤처인증을 받았고 기보의 이공계 전문인력 중 3분의 1이 박사”라며 “금융과 기술을 융합해 세운 공공기관 중 기보와 같은 조직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기보가 단순 융자보증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20조원 규모의 기술보증지원을 하고 있는 데 비해 보증연계 투자(직접 투자)는 자기자본의 10%인 2000억원 이내에서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기술보증에 더해 기술평가를 기반으로 한 직접 투자, 창업 지원 및 육성(인큐베이팅)까지 같이 할 수 있어야 기보가 종합 벤처지원기관이 될 것”이라며 “공사로 전환해 종합 벤처지원기관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국내 공공기관 342개 중 ‘기금’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곳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두 곳뿐이란 점을 지적했다. 국민연금기금 등 공공기금은 86개인데 이를 운용하는 기관은 대부분 공사라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기존 중기부 산하기관과의 역할 조정과 관련해선 “중진공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을 주로 맡고, 기보는 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하면 된다”며 “중진공은 대출을, 기보는 보증을 위주로 해 기관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인 김 이사장은 행정고시 27회로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재직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