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협회 준비위, 자율규제안 발표

거래자 예치금 전액 금융회사에 보관해야
은행선 본인확인 강화된 가상계좌 내달부터 도입
거래소 설립 장벽 높아져…일각선 '빅3' 독과점 우려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내년 1월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매매는 거래소당 1인 1계좌로만 제한된다. 또 은행의 본인 확인 과정을 거친 새로운 가상계좌를 이용해야 한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가상화폐 거래소 자율규제안을 15일 발표했다. 준비위에는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4개를 포함한 40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거래소는 2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하며 금융업자에 준하는 정보보안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같은 요건을 어기면 내년 1월 출범하는 블록체인협회에서 제명된다.
가상화폐 1인 1계좌만… 20억 있어야 거래소 운영

◆거래자 보호 수준은 높아져

이번 자율규제안에 담긴 거래자 보호 장치 중 눈에 띄는 것은 두 가지다. 우선 거래소는 거래자의 원화 예치금을 100% 금융회사에 보관하고, 가상화폐의 70% 이상을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에 의무적으로 보관하기로 했다. 콜드 스토리지는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외부 저장장치를 뜻한다. 거래소는 더불어 회사 재산과 거래자 자산을 분리해 보관하고,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거래자의 자산 관리 상황을 공시할 방침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해커로부터의 거래소 공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선 네트워크와 차단된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하는 것이 최선의 대비책”이라고 설명했다.

준비위는 가상화폐 관련 분쟁 해결을 위해 거래소의 오프라인 민원 센터 운영을 의무화했다. 김진화 준비위 공동대표는 “협회 산하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거래소와 이용자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조사·검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턴 거래소가 보유한 이용자 정보와 은행에 등록된 정보를 대조한 뒤 정보가 일치할 때만 원화로 가상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농협, 국민, 기업, 하나, 신한, 광주 등 6개 은행은 본인 확인을 강화한 새로운 가상계좌 시스템 구축을 연말까지 끝낼 계획이다.

◆거래소 요건 강화됐지만

거래소 설립 요건도 강화한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회사는 2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한다. 부실 거래소 난립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거래소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에 연루되는 것을 막는 제도도 도입된다. 독립적인 자율규제위원회를 구성하며 윤리 규정을 어기거나 시장거래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한 경우 거래소는 물론 거래소 임직원에게도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자율규제위는 학계, 블록체인 전문가, 회계·재무·법률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이와 더불어 관련 회사들은 투기 심리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마케팅과 광고를 당분간 중단하고 모든 신규 가상화폐의 상장을 유보하기로 했다. 자율규제에 나서는 협회는 내년 1월께 설립된다. 초대 협회장으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규제로 인해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규모가 큰 가상화폐 거래소가 시장을 더 장악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 관련 사업은 스타트업이 주로 하고 있는데 자본금 규제로 인해 신생기업은 하기 어렵게 됐다”며 “3개 회사의 독과점 체제가 만들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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