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ed 의장에 특정인 염두"… 미국 언론, 파월 유력
미국 중앙은행(Fed)의 차기 의장 후보 지명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구체적으로 염두에 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제롬 파월 현 Fed 이사(사진)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내가 Fed 차기 의장을 지명하면) 모두 매우 감명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라건대 환상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다음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시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출발 직전인 다음달 2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후보를 확정한 것이 아니고, 막판에 마음을 뒤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다음주 파월 이사를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파월 쪽으로 대통령의 마음이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 때 “파월이 좋은가, 테일러(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가 좋은가”라고 질문한 뒤 거수로 답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금융계 관계자는 “파월 이사는 성향상 ‘(재닛) 옐런(현 Fed 의장)의 아바타’로 불리는 인물”이라며 “경제 회복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면서 과열을 막기 위한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이어가는 데 부담이 없는 카드”라고 분석했다. 다만 파월 이사는 금융규제 완화에서 옐런 의장보다 온건한 견해를 갖고 있다. 옐런 의장은 현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방침에 반대 뜻을 여러 차례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완화와 감세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연 3~4%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파월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차기 Fed 의장 후보로 지명받으면 상원 인준을 거쳐 내년 2월 초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