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아이폰 출시 때보다 연동 앱 폭주… AI와 연계된 '음성 인식' 주목하라
트렌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트렌드와 관련된 용어로 ‘티핑 포인트’라는 개념이 있다. 티핑 포인트란 어떤 현상이 처음에는 아주 미미하게 진행되다 어느 순간 균형을 깨고 예기치 못한 일들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시점을 말한다. 이것은 역학에서 따온 말로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킬 만큼의 수에 다다르는 순간을 가리킨다.

트렌드 전에 티핑 포인트가 있다. “어떻게 트렌드를 만들까”라는 말은 “티핑 포인트를 어떻게 만들까”라는 말로 귀결될 수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 사례를 보면 티핑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앱(응용프로그램) 생태계 조성을 통한 네트워크 효과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점점 더 많은 앱이 만들어진다. 앱을 통한 소비자의 일반적인 수요 해결과 때로는 나만의 필요라는 ‘롱테일적 니즈(틈새시장 수요)’ 해결은 소비자들을 열광하게 했고 “어떤 앱이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찾게 만들었다.

둘째는 확실한 소비자 혜택이다. 아이폰은 손 안에서의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하므로 ‘언제 어디서든’으로 연결성의 제약을 풀었다. 셋째는 제품의 완성도다. 애플의 첫 번째 아이폰은 제품적으로 놀라웠다. 한 손에 감기는 그립감과 매끄러운 디자인, 터치 스크린 등은 가히 충격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이의 매끄러운 연결이다.

이런 티핑 포인트를 잘 보면 여러 가지 사업 기회가 보인다. 스마트폰의 티핑 포인트를 열어젖힌 애플은 휴대폰 업계 전체 이익의 80~90% 이상을 가져갈 정도로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앵그리버드’를 만들어 빨리 모바일 게임으로 갈아탔던 ‘로비오’사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성공도 스마트폰의 티핑 포인트에 올라타 날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어떤 기술들이 티핑 포인트가 임박했거나 막 시작됐을까. 조심스럽지만 위의 세 가지 기준으로 예측해 보면 첫 번째는 인공지능(AI)과 연계된 ‘음성인식’의 대중화다. 가장 큰 이유는 ‘스킬 생태계’이다.

현재 아마존의 알렉사에 연동되는 스킬(모바일 앱에 해당) 수가 지난 6월 말 1만5000개에서 최근 2만 개를 넘어섰다.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공개했을 때의 500개에 비하면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다음은 편리함과 용이함이라는 소비자 혜택 측면에서 음성인식은 터치에 비할 바가 아니다. 마지막은 기술의 완성도이다. 현재 음성인식의 자연어 인식 정확도는 96%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력 수단으로 터치의 시대가 저물고 음성인식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가 됐다. 음성 입력이 대중화되면 나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 번째는 핀테크(금융기술)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돌풍을 핀테크가 티핑 포인트에 도달한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있다. 핀테크가 티핑 포인트에 도달해서 하나의 일상이 된다면 그것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핀테크지원센터는 5년 안에 없어질 다섯 가지를 얘기했다. 현금, 신용카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이 사라지고, 홍채 정맥 등 다양한 생체인증 방법이 보편화되면서 비밀번호 열쇠 등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예언했다.

세 번째는 전기차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고 했다. 티핑 포인트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트렌드라는 태풍을 만들거나 어떻게 누구보다 빨리 태풍에 올라탈지 깊이 음미해 볼 때이다.

전창록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