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금융산업] 일회성 요인으로 실적 좋아진 카드사… 해외시장·핀테크 개척에 승부수
올해 카드업계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라는 악재가 드리웠다. 신한 삼성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실적은 제자리걸음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카드사의 순이익(연결 기준)은 1조4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했다. 8개 카드사 중 상반기 순이익이 가장 큰 카드사는 6297억원을 기록한 신한카드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77.2% 늘었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회성 요인이 많았다.

신한카드는 1분기 내부등급법이 도입되면서 대손충당금이 환입됐다. 내부등급법은 신용등급별로 대손충당금을 다르게 쌓는 방식이다. 신용등급이 우량할수록 쌓아야 할 충당금이 적어진다.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대손충당금 환급금 2758억원이 발생했다. 여기에 2분기에는 비자카드 주식을 매각해 800억원가량의 이익이 발생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신한카드 순이익은 전년보다 22.4%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2135억원의 이익을 내며 신한카드 다음으로 이익 규모가 컸다. 하지만 르노삼성으로부터 받은 399억원의 배당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

현대카드도 상반기 순이익이 1308억원으로 전년 동기(949억원) 대비 37.8%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사실상 세금 환급 효과로 이익이 늘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M포인트 부가가치세 관련 환급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383억원의 세금을 환급받았다”고 말했다. 세금 환급분 383억원을 제외하면 현대카드도 작년 상반기보다 10억원가량 이익이 줄어든다.

롯데카드의 반기 순이익은 61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706억원보다 13.4% 감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영향이 지속됨과 동시에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모션 혜택을 유지하면서 이익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작년 상반기보다 93.3% 증가한 7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8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하나카드는 외환카드와의 통합으로 진통을 겪다 작년 흑자 전환을 이루며 이익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카드는 반기 순이익이 619억원으로 작년 609억원보다 10억원 늘었다. 유효 회원 640만 명을 확보해 내부 목표인 650만 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작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상반기 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KB국민카드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3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억원 증가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작년부터 회원 모집 등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감소하다 올해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상반기 92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작년 상반기 902억원보다 2.1%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해외 진출, 디지털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카드 시장에서는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으므로 해외 진출이 필수라는 게 카드사들 입장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우리, 비씨, 하나, KB국민카드는 해외 법인 설치와 제휴 등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우리카드는 미얀마에 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을 설립했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에 해외법인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카드 발급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최근 일본에 자회사 ‘하나카드 페이먼트’를 설립했다. KB국민카드는 중국 핑안그룹 계열사 이치옌바오와 포인트 상호 교환 프로그램 추진을 위해 업무 제휴를 맺었다. 이치옌바오는 핑안그룹 계열사로 전자지갑 서비스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인 ‘완리퉁’을 통해 그룹 멤버십 포인트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