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기업인식 조사 결과 재검토, 추석 후 발표키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아 기업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낼 계획이었으나 이를 연기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대한상의가 지난 26일 청탁금지법 시행 1년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보고서를 낼 예정이었으나 추석 이후로 늦추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상의는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주간 일정에서도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 배포를 공지했으나 이후 자료 보완을 위해 연기한다고 다시 통보했다.

추석 이후에는 시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막판에 발간을 늦추기로 결정한 것은 박용만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담당 부서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김영란법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소상공인들인데, 이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질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발간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실태 파악에 나서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소상공인 회원사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에 나섰으며,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수정·보완한 뒤 다음달 중에 공식 발간하기로 했다.

박 회장의 이런 지시는 최근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설파하고 있는 '편중 해소론'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재벌 총수 출신이기는 하지만 대기업만이 아닌 전국 17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대한상의의 수장으로서 최근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7월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제42회 제주포럼'에서도 최근 경기회복세가 10대 그룹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회복의 온기가 경제 전체에 잘 퍼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편중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