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계 최대 규모 M&A…중국 등 아시아 시장 입지 강화 노린 듯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가 스킨케어브랜드 'AHC'로 유명한 국내 화장품 업체 '카버코리아'를 인수했다.

25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레버글로벌은 카버코리아를 22억7천만유로(약 3조576억원)에 베인캐피탈과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인수했다.

국내 화장품업체 인수합병(M&A)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탈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6월 4천300억원에 카버코리아 지분 60%를 인수한 후 1년여 만에 7배가량을 받고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1999년 설립된 카버코리아는 홈쇼핑에서 브랜드 AHC의 '이보영 아이크림' 등이 '대박'을 치면서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에 이어 국내 브랜드 3위에 올랐다.

최근 몇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천295억원, 1천804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보다 매출은 174%(1천565억원), 영업이익은 273%(483억원)을 증가했다.

유니레버는 이번 인수가 중국 시장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앨런 조프 유니레버 퍼스널케어 사장은 "카버코리아 인수로 세계에서 가장 큰 스킨케어 시장인 북아시아에서의 유니레버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포트폴리오를 보완해 합리적인 가격에 럭셔리 스킨케어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프 사장은 "AHC는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프리미엄 제품들 덕분에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유니레버가 하향세를 보이는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하기 위해 카버코리아를 인수했다고 분석했다.

유니레버는 198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지난 30년 가까이 성장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매출이 20% 급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