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석 한국금속탱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물탱크 용량 증대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이호석 한국금속탱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물탱크 용량 증대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단수나 각종 재난사고에 대비해 물을 준비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아파트)의 저수조 용량을 늘려야 합니다.”

이호석 한국금속탱크공업협동조합 이사장(62)은 “공동주택 저수조 용량 확대가 조합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며 “반드시 이를 관철하겠다”고 19일 말했다.

경기 광명시 일직동 KTX 광명역 근처에 한국금속탱크공업협동조합이 있다. 아파트 저수조용 물탱크를 제조하는 업체들의 모임이다. 41개사를 조합원으로 두고 있다. 생산제품은 스테인리스스틸 물탱크, 폴리에틸렌 이중구조(PDF) 물탱크, 온수탱크, 응축수탱크, 빗물저수조 등이다. 물탱크는 스테인리스스틸 재질 위주에서 점차 경제적인 PDF 물탱크 생산이 늘어나는 추세다. 오염 방지를 위해 입출구에 거름망을 설치하기도 한다. 이 이사장이 운영하는 성지기공도 36년째 물탱크를 생산하고 있다.

"비상상황 대비해 아파트 저수조 용량 늘려야"
그는 “공동주택의 가구당 물탱크 용량은 1991년 3t에서 1994년 1.5t, 2012년 1t, 2014년 0.5t으로 20여 년 새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그러다 보니 각종 재난사고로 단수되거나 건설공사 중 수도관이 파열되면 가정에 비축한 물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을 지낸 가기목 조합 전무(63)는 “왜 공동주택 비상급수 저수조 용량을 대폭 줄였는지 아무리 과거 자료를 찾아봐도 설명을 찾을 수 없었다”며 “비상상황 시 물 부족이 초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용량 축소를 단지 규제 완화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시민의 안전한 생활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 전무는 “현재 기준인 0.5t은 비상용수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합의 주장은 가구당 2t 정도의 물을 확보할 수 있는 물탱크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합은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저수조 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분야별 전문가들이 지적했고 이를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비는 약간 더 든다. 그렇다고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가 전무는 “가구당 0.5t에서 2t으로 늘리면 분양가를 100㎡ 기준 약 4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건축비가 15만원 정도 추가된다”며 “건설회사들도 이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2003년 1월 출범한 이 조합은 그해 12월 단체표준 우수인증 단체로 지정받았고 2011년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원, 2014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조합은 공동주택 저수조 증량 이외에 △제품 품질 향상으로 경쟁력 강화 △저수조 내진설계 정착 △빗물저수조 단체표준 완성 시행 △기술개발 지도 등을 주요 운영방침으로 삼고 있다. 이 중 단체표준을 통한 우수제품 공급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정했다. 이 이사장은 “품질 신뢰성을 높이고 부실 시공을 방지하며 신속한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