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 1일 방한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일정을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방보험은 정치권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 6월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데 이어 중국 금융당국이 해외 인수합병(M&A)에 대한 집중 조사에 나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천핑 안방보험 부회장은 1일 방한해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들과 면담할 예정이었다. 천 부회장은 우샤오후이 회장이 6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당초 천 부회장은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CIRC·보감위) 고위관료와 함께 방한할 예정이었다. 천 부회장은 안방보험의 대(對)한국 투자와 관련한 국내 금융당국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방한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우샤오후이 회장을 전격 체포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안방보험이 한국 사업에서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해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천 부회장과 중국 보감위 고위관료는 1일 갑자기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방보험 측이) 중국 내 경영문제와 관계없이 한국 사업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뜻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일정을 미루자고 연락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중국 보감위 고위관료의 일정 때문에 방한을 미룬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계에선 안방보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사가 잇따르자 한국 사업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안방보험은 2015년 9월 동양생명을 인수했다. 지난해 4월엔 독일 알리안츠그룹 자회사인 한국알리안츠생명을 단돈 35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