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고령화와 소득 증가, 사회적 관심 증대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칸타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3년 2조4906억원에서 지난해 3조4562억원으로 3년간 38.8% 성장했다. 2011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7.4%로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인 2.9%를 크게 웃돌았다.

인구 구조의 빠른 고령화는 앞으로도 시장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현재 13% 수준인 노인(65세 이상) 인구가 2030년엔 24%로 늘어나면서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어서다. 특히 영양 섭취와 관련이 깊은 비만과 당뇨 등 질환 증가로 건강기능식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제품 수출 무대로서 글로벌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179억달러(약 132조원)로 추산된다. 2020년에는 그 규모가 1677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15년 한국 식품산업 보고서’에서 “질병 예방에 대한 관심 고조와 값비싼 의료비가 선진국에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며 “한국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추세와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홍삼으로 소비자들의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칸타에 따르면 한국의 홍삼 시장 규모는 올해 1조3033억원으로 2013년 9654억원에서 35% 성장할 전망이다. 소규모 업체를 포함하면 1조6000억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고령친화식품 시장에 대한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도 60세 이후 소비가 늘어난 품목은 좁은 의미의 건강기능식품(12.9%) 외에 인삼·홍삼제품(12.2%), 두부(10.8%), 청국장(9.9%) 순이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에 발맞춰 관련 기업들의 신제품 개발도 빨라지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 추세에 맞춰 여행용 홍삼 제품을 내놨다. 한약재인 녹용을 첨가한 ‘천녹톤’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 뉴트리바이오텍, 그린스토어, 유스랩, 하이생 등 비상장 중소 건강기능식품 업체들도 고성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과 달리 최근 식품업계 전반의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중국 수출 부진과 원재료 비용 상승 탓이다. KB증권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롯데제과 농심 등 주요 19개 식음료사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91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감소했다.

오리온 농심 롯데제과 등 중국 시장 투자를 확대한 기업들은 올 상반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고조로 직격탄을 맞았다. 원당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제당 업체들도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지난 2분기 원당과 대두 가격은 각각 1년 전보다 36%와 16% 올랐다.

올 하반기 이후 식품업계 실적은 추석 연휴 소비 증가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된다. 올 상반기 단행한 제품 가격 인상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사드 사태로 악화됐던 실적도 장기적으로는 회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 매출의 빠른 회복은 어렵겠지만 영업이익 감소폭을 점차 줄여나가면서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실적 개선에 성공하더라도 2015년과 같은 식음료업종 랠리를 다시 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식음료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아지면서 하반기 주가 상승을 노려볼 만하다”면서도 “여전히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