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포항공대) 전경
포스텍(포항공대) 전경
‘제4회 한국기금·자산운용대상’에서 포항공대(포스텍)가 대학부문 최고점을 받으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경제신문이 한국사학진흥재단 등과 함께 전국 40개 대학 기금의 운용체계 및 자산배분 현황을 심사한 결과다. 올해 대학부문 심사는 기금운용위원회 의사결정체계, 자산운용체계, 기금확대 및 정보제공노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포스텍을 비롯해 세명대(우수상), 구미대(우수상), 연세대, 서울대, 순천향대, 원광대 등 7개 대학이 ‘우수’ 등급을 받았다. 20개 대학은 우수 등급 아래인 ‘양호’ 등급으로, 13개 대학은 ‘미흡’ 등급으로 분류됐다.

◆포스텍, 분산 투자로 차별화

포스텍, 주식·사모펀드 등 분산투자 성과…구미대·세명대, 전문성 '레벨업'
포스텍은 자산운용체계와 기금확대 및 정보제공노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다른 대학보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투자 성과를 검증하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텍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확정금리형, 실적배당형 상품에 운용자산의 53.0%를 배정했다. 나머지는 채권형 상품(33.2%), 주식(5.1%), 부동산 대체투자(4.1%), 사모펀드(PEF) 출자(4.1%), 기타(0.5%) 등으로 분산했다. 심사에 참여한 절반 이상의 대학이 확정금리형 예금 상품 등에 운용자산의 100%를 배정한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는 평가다.

포스텍, 주식·사모펀드 등 분산투자 성과…구미대·세명대, 전문성 '레벨업'
심사위원단은 “전문성은 떨어지고 안정성만 강조하는 국내 대학기금의 특성상 확정금리형 자산에 자금 대부분을 투입하고 있다”며 “포스텍은 미국 예일대 등 글로벌 대학기금과 가장 비슷한 형태로 부동산, 벤처기업과 같은 대체투자 상품에 자산을 배분하려는 노력이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포스텍은 올해 가장 많은 점수가 배정된 기금확대 및 정보제공노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금확대 및 정보제공노력은 걸음마 단계인 국내 대학기금이 가장 노력해야 할 과제로 꼽혀 가산점이 배정된 항목이다.

포스텍은 발전기금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자의 소식 및 기부 스토리, 수혜자 스토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 또 발전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사업과 행사 결과를 분기별로 동문에게 ‘뉴스레터’ 형식으로 제공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동문의 기부실적이 전년 대비 216% 증가했다.
포스텍, 주식·사모펀드 등 분산투자 성과…구미대·세명대, 전문성 '레벨업'
◆PEF 등 다양해진 대학기금 운용

우수상을 받은 세명대도 기금확대 및 정보제공노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부금 모집 활성화를 위해 20명으로 구성된 발전기금위원회를 구성해 운용 중이다. 또 ‘기부자 권리헌장’을 마련해 기부금 사용 방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노력으로 기부금이 전년 대비 14.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텍과 마찬가지로 PEF 등 다양한 상품에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구미대는 기금 운용의 의사결정체계 및 전문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마다 회의를 하고, 위탁 운용 현황을 논의할 때도 위원회를 여는 것이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점이었다. 구미대는 지난해 아홉 차례 외부위탁운용협의회를 열었다. 예금에만 돈을 넣어두는 다른 대학기금과 달리 전문성을 갖춘 외부위탁사를 선정해 운용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운용 인력의 전문성도 높게 평가받았다. 기획처장을 중심으로 기금관리팀, 운용팀으로 조직을 나눠 10년 이상 경력을 갖춘 전문인력이 기금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심사에 참여한 40개 대학을 평가한 결과, “지난해 대비 자산배분이 꽤 다양해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여전히 예금 위주로 운용하는 대학이 대부분이지만 PEF 출자, 벤처기업 투자 등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리는 대학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태호/나수지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