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대출 건수의 절반이 중금리…5명 중 1명꼴 주부·학생
금감원 "진정한 중금리대출…카뱅과 달리 은행이 위험부담"


국내 첫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 출범 넉 달째가 된 케이뱅크가 적극적인 중금리 대출과 낮은 연체율로 당국의 호평을 받았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총여신 잔액은 지난 14일 현재 6천3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30대(45.7%)와 40대(34.7%)가 주요 대출자다.

20대 비중은 7.4%다.

직업은 일반 급여소득자(50.9%)가 약 절반이었다.

금융계 종사자가 29.5%나 됐다.

특히 경제 활동이나 금융 거래 이력이 거의 없어 신용등급 산출 자체가 어려운 주부, 학생 등 이른바 '씬 파일러(thin filer)' 직업군도 3.9%를 차지했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없어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울 뿐 아니라, 빌리더라도 제2금융권의 고금리가 적용돼왔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씬 파일러를 "대표적인 금융 소외 계층"으로 지목하면서 중금리 대출 등 이들에 대한 배려를 '포용적 금융'의 사회적 역할로 규정했다.

케이뱅크가 씬 파일러를 비롯해 중간 등급(4∼6등급) 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은 금리 양극화를 해소하는 사회적 역할의 모범적 사례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케이뱅크의 중금리 대출(금리 약 4∼10%)은 1천329억 원으로, 총여신의 20.9%를 차지했다.

취급 건수는 3만5천754건으로 총 여신 취급 건수(6만4천251건)의 55.6%에 달했다.

중금리 대출 역시 주 고객층인 30대(38.3%)와 40대(34.5%)가 많이 이용했지만, 20대 대출자도 10.6%로 나타났다.

직업군으로 보면 일반 급여소득자 42.3%, 개인사업자 23.5%에 이어 씬 파일러가 18.9%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의 위험을 은행이 모두 진다"며 "서울보증보험에 보험료를 내고 위험을 넘기는 카카오뱅크와 달리 진정한 중금리 대출"이라고 설명했다.

증자를 위해 일부 상품 판매가 잠시 중단될 정도로 케이뱅크의 신용대출은 인기를 끌었지만, 대출 연체율은 괄목할 만하게 낮다.

총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지난 14일 현재 0.007%다.

단기 연체율(1일 이상)도 0.009%로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금감원은 밝혔다.

중금리 대출 역시 연체율이 0.028%, 단기 연체율이 0.035%다.

일반 시중은행의 6월 말 현재 대출 연체율은 0.43%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만든 '위비뱅크'의 중금리 대출 연체율이 출범하자마자 약 3%로 치솟았던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은행으로서 '걸음마 수준'인 케이뱅크가 대출 취급이나 연체 관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은 자체 신용평가 모델 개발, 적극적인 신용 위험 관리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의 신용도를 보강하기 위해 주요 주주사인 KT의 통신요금·단말기대금 납부 실적 등을 토대로 평가모델을 만들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주사인 BC카드를 통한 가맹점 정보도 활용하고 있다"며 "역시 주주로 참여한 KG이니시스, 다날 등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들의 인터넷 결제 정보도 신용평가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또 연체 관리팀을 운영하는 한편, 신용대출 이후 3개월마다 신용을 재평가해 추가 한도(100만 원씩 최대 500만 원)를 제공해 고객 스스로 신용을 관리하는 유인을 줬다고 금감원은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