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문제 살충제 검출 안돼 정책적 판단"
소비자는 '불안' 구매 꺼려…지자체 전화 빗발


살충제 성분 추가 검사 기간에 전국 420개 산란계 농장에서 계란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정부는 가장 문제가 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되지 않아 정책적으로 판단, 유통을 막지 않았다고 하지만 불안한 소비자들의 문의 전화는 빗발쳤다.

농림축산식품부 방침에 따라 지난 19일부터 경북 등을 제외한 전국 시·도 420개 농장에 대한 살충제 성분 보완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전국 산란계 농장 1천239곳 중 시·도가 자체 조사한 420곳은 표준시약이 없어 2∼7종의 살충제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지자체는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한 지난 15∼18일 산란계 농장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농장의 계란 출하를 즉시 허용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검사 항목에서 시·도별로 2∼7종의 살충제 성분이 빠진 것을 확인한 뒤 지난 19일 보완 검사를 지시했다.

그런데도 보완 검사 대상 농장의 계란 출하는 막지 않았다.

지난 18일 오후부터 안전성이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계란이 시중에 유통됐다.

충남도는 이처럼 검사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128곳 가운데 8곳에서만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며 나머지 120곳에 대해서는 계란 출하를 재개했다.

경기도 역시 258곳 가운데 240곳에 대한 유통을 허용했다.

다행히 보완 검사를 완료한 일부 시·도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추가 검출되지 않았다.

강원도는 47개 농장에서 누락된 살충제 성분을 추가 검사했으나 모두 적합하게 판정됐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북부와 남부로 나눠 산란계 농장 131곳을 대상으로 살충제 5종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마무리된 북부지역 농장 67곳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충남도 역시 산란계 농장 128곳, 충북도는 29곳에 대한 보완 검사를 진행 중이다.

각 시·도는 오는 21일까지 추가 검사를 마무리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국에서 매일 수백만개 계란이 생산되는데 무작정 보관하게 하면 농장들이 피해를 본다"며 "문제가 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은 검출되지 않은 만큼 유통시켜도 문제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살충제 추가 검사 기간 안전 미확인 계란 유통
그럼에도 소비자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아 구매를 꺼리고 있다.

농식품부의 추가 조사 방침이 알려지자 각 지자체에는 '먹어도 되는지', '계란을 출하해도 되는지' 등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계란 매출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6∼19일 이마트 계란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줄었고 16∼18일 롯데마트도 45% 감소했다.

추가 검사 방침이 알려진 19∼20일은 주말인데도 평일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끊임없는 문의 전화에 다른 업무를 못할 정도"라며 "추가 검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명확한 답변을 못 하는 상황이어서 일부 소비자와 농장주들이 '왜 이렇게 오락가락하느냐'고 화를 내기도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k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