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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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가 나란히 해외 진출을 선언하며 '글로벌 편의점'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가 최저임금 인상 등 외부 요인까지 겹치면서 편의점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해외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31일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손킴그룹과 합자회사 설립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손킴그룹은 2012년부터 GS홈쇼핑과 베트남 홈쇼핑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기업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한발 앞선 지난 14일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이란의 가전제조·유통회사인 엔텍합 투자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중동에 발을 들여놨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해외 진출의 첫 번째 장소로 동남아시아와 중동이라는 판이한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CU는 인구 규모와 경제 제재 해제 측면에서 봤을 때 이란이 편의점 진출에 적합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1인당 구매력 평가 기준 GDP(1년 동안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평균 인구로 나눈 값)는 1만8100달러로 베트남(6400달러)보다 3배 가까이 높아 편의점 사업을 확대하기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CU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이란의 엔텍합 투자그룹은 "이란은 편의점 채널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2020년 300개, 2022년 1000개 매장을 확보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베트남 시장이 젊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베트남은 20~30대 인구 구성비가 34.6%로 한국(27.7%)보다 크게 높다.

그럼에도 편의점은 전국 2000여개 수준에 불과하며 현지 브랜드인 샵앤고와 외국계 브랜드인 서클 케이, 패미리마트 등이 200여개 안팎의 매장으로 경쟁하고 있다.

동남아 편의점 시장 점유율 1위인 세븐일레븐은 이제야 베트남 진출에 나섰다.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가 없어 GS25가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이 크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베트남이 이란에 비해 정치적·지정학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GS25 관계자는 "10년 안에 2500개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라며 "중동 쪽에서도 제의를 받았지만 베트남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