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2금융권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관심을 모은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금융계열사 대주주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부터 보험·카드·증권 등 190개 2금융권 회사의 대주주 자격을 따지는 적격성 심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최종 심사 결과는 9월께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뒤 확정될 예정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비(非)은행 금융회사의 실질적 대주주가 누구인지,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는 절차다. 지난해 8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올해 처음 시행했다. 최대주주가 개인이면 해당 개인이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금융 관련 법령을 어긴 적이 있는지를 따진다.

최대주주가 법인이면 해당 법인의 개인 대주주가 누군지를 파악해 관련 법 위반 사실이 있는지를 따진다. 만약 법 위반 사실이 있으면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를 받는다.

시장에선 대주주 적격성 심사 도입 이후 삼성, 현대차, 롯데, 한화 등 주요 그룹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렸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의 대주주는 이 회장인데, 심사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의 대주주 자격에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등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그룹 총수도 이번 적격성 심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뚜렷한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주요 그룹 총수의 적격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권에선 내년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를 두고 논란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 정부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 등 다른 법률 위반 여부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