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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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산업혁명은 인간의 손과 발을 대체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했다. 단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대체한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두뇌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등의 기술혁신으로 지식전문가까지 위협하고 있다. 의사, 변호사, 비행기 조종사 등 전문 자격증을 갖춘 사람들도 이제는 기술 발전 앞에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해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IBM이 선보인 슈퍼컴퓨터 ‘왓슨’은 우리가 상상하던 것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 고도의 전문 영역인 의료분야에서 실제 의사처럼 환자를 진찰하고 그에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모습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고 국내도 3곳의 종합병원에 도입됐다. 또한 금융서비스와 대출, 보험 손해사정, 기자, 변호사, 경영컨설팅 같은 업무도 AI에 의해 자동화되면서 일부 산업의 전문직이 대체되고 있다.

올초 일본 후코쿠생명보험에서는 보험청구 직원 34명을 해고하고 그 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IBM 왓슨을 ‘채용’했다. LA타임스의 ‘퀘이크봇’은 지진 발생 8분 만에 빠르고 정확하게 최적화된 기사를 생산해낸다.

[경영학 카페] AI는 일자리 빼앗는 경쟁자인가 미래의 문제 함께 풀 파트너인가
최초의 AI 변호사 ‘로스’는 미국 고객들에게 판례 및 승소 가능성 등 정보를 제공한다. ‘두낫페이(DoNotPay)’라는 채팅봇은 부당한 주차위반 등의 벌금에 대한 법률 대응 조언으로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25만 명이 이용했고 무려 400만달러의 벌금을 취소시켰다.

사람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되던 인터뷰 분야에도 ‘AI 챗봇’이 등장했다. 면접 보는 로봇 ‘마틸다(MatiIda)’는 25분 동안 최대 76개의 질문을 던져 지원자의 표정과 말투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회사의 유능한 직원들과 지원자의 능력을 비교해 채용에 도움을 준다.

콜센터 직원들이 고객 상담을 더 잘할 수 있도록 AI가 직원에게 코칭을 해주기도 한다. 말이 빠르면 천천히 말하라고 하고, 상대 고객이 기분이 나쁜 것 같으면 직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줌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사람 목소리를 분석해 그 사람의 기분을 알아내는 ‘감성지능 AI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심지어는 인간과 같이 감정을 느끼고 사고할 수 있는 인공 일반지능을 가진 정치로봇 ‘로바마’를 개발 중이다. 모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서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정책을 분석, 판단할 수 있다. 2025년쯤 개발이 완성될 계획이다. 로바마의 도입으로 국회 및 대통령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공 일반지능 협회장인 세계적 석학 고르첼 박사는 전망했다.

이렇듯 기술 발전 속도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는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계와 공존하면서 협업하는 사람이 미래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우리는 기계를 경쟁자가 아니라 다가오는 시대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파트너로 봐야 한다. 선택은 인간의 몫이다.

김성훈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