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퍼니싱 열풍…13조 시장 '쑥쑥
집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집은 그동안 소유의 개념이었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면서부터 달라졌다. 휴식의 공간이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공간이라는 의미가 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꾸민 생활공간을 공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도 낯설지 않다. 인스타그램에 ‘#집스타그램’을 태그한 사진이 118만여 건에 달하고, ‘#인테리어’ 관련 사진이 260만여 건 걸려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등을 활용해 집안을 꾸미는 ‘홈 퍼니싱(home furnishing)’ 시장도 커지고 있다.

가구업체 매출 ‘껑충’

홈 퍼니싱 관련 제품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 퍼니싱 시장은 2015년 12조5000억원에서 2023년 18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업계 매출도 고공 행진 중이다. 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매출 2조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샘의 작년 매출은 1조9345억원이었다. 1분기 매출은 5131억원, 영업이익은 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28% 증가했다. 올 매출은 2조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업계 2위 현대리바트도 홈 퍼니싱 사업 확대에 나섰다. 현대리바트는 매출 1조원 돌파를 위해 미국 홈 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와 손잡았다. 윌리엄스 소노마는 세계에서 연매출 5조원을 올리는 거대 홈 퍼니싱 기업이다. 현대리바트는 사업 확장을 통해 내년 윌리엄스 소노마 사업 부문에서 매출 1000억원, 2021년까지 누적매출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비 트렌드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패션 브랜드 역시 홈 퍼니싱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패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자라와 H&M은 각각 ‘자라홈’과 ‘H&M홈’으로 관련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2016년 자라홈 글로벌 매출은 7억7400만유로(약 9454억원)로 전년 대비 16% 늘었다.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자라홈은 70개국에 552개 매장을 두고 있고 아시아에는 한국 중국 홍콩 일본 태국 대만 등에 매장이 있다.

국내 패션업체 중에서는 패션그룹 형지가 프랑스 디자이너의 작품을 내세운 홈 리빙 브랜드 ‘까스텔바작 홈’으로 홈 퍼니싱 시장을 노리고 있다. 골프웨어 브랜드 볼빅브이닷으로 유명한 위비스도 지난해 8월 덴마크 디자인 소품 브랜드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을 들여와 리빙 SPA 시장을 정조준했다. 7개 매장을 오픈했고 올해 8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홈 퍼니싱 사업 확대

유통업계에서도 홈 퍼니싱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있다. 2000년 부산 이마트 해운대점에서 ‘자연주의’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자주는 홈 퍼니싱 열풍과 함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201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연주의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13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자주로 리뉴얼한 뒤 2013년 1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라이프스타일숍인 중국의 ‘미니소’와 일본의 ‘무인양품’이 경쟁에 합류해 홈 퍼니싱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현대사회에서 집은 단순히 먹고 자고 쉬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 묻어나는 곳으로 진화했다”며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홈 퍼니싱은 삶의 질을 높이는 행위이자 취향과 개성을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은 한경비즈니스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