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 등 IT 공룡들, AI 스타트업 사들이는 까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그리고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인 구글. 업종은 다르지만 이들 기업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2014년부터 앞다퉈 유망 인공지능(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꾸준히 인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지난해 챗봇(채팅로봇) 관련 플랫폼 업체인 API.AI를 인수했고, MS는 올해 딥러닝 스타트업인 말루바를 사들였다. 아마존도 지금까지 AI 기반 업체 3곳을 인수합병(M&A)했다.

김영호 메타넷글로벌 전무는 ‘AI 기술전망 및 산업별 적용·확산전략’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구글 MS IBM 아마존 등 글로벌 4대 정보기술(IT) 기업은 언어, 말하기, 시각, 지식, 검색이라는 5개 영역에서 AI 기술 플랫폼을 차곡차곡 채워나가고 있다”며 “최근 챗봇 관련 M&A가 활발하고 각자 이런 기술을 확보해 회사 특성에 맞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4개 기업 중 가장 많은 분야에서 AI 기술을 확보한 곳으로는 MS를 꼽았다. MS는 언어 부분에서 텍스트 분석을 포함한 5개 기술을, 시각 분야에서는 컴퓨터 시각과 얼굴인식 등 3개 기술을 보유하는 등 총 21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MS는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용 안경과 카메라를 활용한 안전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위험물질이 쏟아졌을 경우 카메라가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관리자에게 ‘위험’ 신호를 챗봇을 통해 보내는 형태로도 진화가 가능하다.

김 전무는 “구글과 MS는 AI 기술을 오픈해 대중화하고 있다”며 “이런 기술은 다양한 앱(응용프로그램)과 오피스그룹웨어, 스마트공장 등에 접목이 가능해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도입을 위해서는 기업의 접근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턱대고 대규모 투자를 하기보다는 자사에 맞는 사례를 찾아 작은 성공부터 단계별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