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대접 못 받던 토마토, 여름 '빙수 대전' 출사표
딸기, 바나나, 멜론에 이어 토마토까지 빙수 대열에 합류했다. 토마토는 다른 과일에 비해 당도가 낮은 편이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바람을 타고 달콤한 과일만 토핑이 될 수 있다는 상식을 깼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커피전문점 '카페 코나퀸즈'는 여름 신메뉴로 토마토 빙수를 출시했다. 제철 토마토로 토핑을 얹은 이 빙수는 아삭한 식감과 상큼한 맛이 특징이다. 얼린 우유를 갈아 만든 눈꽃 얼음으로 부드러움도 살렸다.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디저트 전문점 '도쿄빙수'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국내에 토마토 빙수를 선보였다.

어린 시절 먹었던 설탕 뿌린 토마토를 재연한 '방울방울 토마토'는 도쿄빙수의 대표 메뉴로 자리잡았다.

곱게 간 얼음 위에 직접 만든 토마토 퓨레와 달달한 연유의 조합이 인기를 끌면서 서울을 비롯해 경남 창원, 충북 충주까지 매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토마토는 칼로리가 낮고 영양소가 뛰어난 건강 과일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과일에 비해 단 맛이 덜한터라 그동안 빙수를 비롯한 디저트 재료로는 많이 쓰이지 않았다.

최근 들어 웰빙이 중요해진데다 젊은층 사이에서 이색 디저트를 SNS에 올리는 게 유행이 되면서 토마토 빙수도 인기 메뉴로 떠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토마토는 시각적 효과가 좋은데다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빙수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올해는 특히 토마토 외에도 막걸리, 홍삼 등 이색 빙수 메뉴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파스쿠찌'가 여름을 앞두고 선보인 토마토 빙수는 곱게 갈린 우유 얼음 속에 아이스크림이 들어있고 토마토 소스를 취향에 따라 넣어 먹을 수 있다. 여기에 방울 토마토가 토핑으로 올라가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4월 시각적 요소를 중요시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빨강색 토핑이 화려한 느낌을 주는 토마토 빙수를 내놨다.

망고 빙수에 빠져있던 호텔업계도 토마토 빙수의 새로운 매력에 눈을 떴다.

더 플라자 호텔은 호캉스족을 겨냥해 토마토 빙수를 선보였다. 이 메뉴는 네덜란드 출신 론 반 데 보센 수석 파티시에가 개발했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건조시킨 토마토를 얼음 위에 얹어 만들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