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입고 젊어진 제주소주…동남아로 간다
이마트가 작년 6월 인수한 주류 브랜드 제주소주를 젊은 브랜드로 새롭게 내놓는다. 맛과 디자인 브랜드 전략을 20~30대 소비자에게 맞게 모두 바꿀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마트는 새로운 제주소주를 연내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들어갔으며, 출시 시기는 이르면 10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소주가 생산하는 제품은 ‘곱들락’과 ‘산도롱’ 두 종류(사진)다. 이마트는 제품명과 맛, 디자인, 마케팅전략 등을 모두 바꾸는 리브랜딩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초에는 연구개발, 마케팅 인력도 새로 뽑았다. 이달 초부터는 마케팅 공모전도 하고 있다. 제주도 친환경 이미지와 향토기업 등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이 공모전 과제다.

핵심인 소주 맛도 달라진다. 도수를 낮추고, 맛이 부드러운 소주와 뒷맛이 깔끔하고 청량감 있는 소주 등 샘플을 제작해 테스트하고 있다. 제주소주 브랜드를 걸고 여러 가지 소주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참이슬이 참이슬 프레시, 이슬톡톡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것과 비슷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국내에서 20~30대 소비자를 공략하고, 동남아·중국 등에도 이 제품을 내다 팔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제주라는 브랜드는 중국 동남아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한국 전통소주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TV드라마 등에서 배우들이 소주를 마시는 장면을 보고 소주에 호기심을 갖는 외국인이 많다는 것. 이마트는 제주소주에 제주 문화와 이마트만의 색깔을 입힌 뒤 한류 상품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앞서 13일에는 제주소주 시설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0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생산시설만으로는 전국 이마트 유통망에 제품을 공급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새 제주소주가 나오면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제주소주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민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는 게 이마트 사업의 중요한 콘셉트”라며 “한국인에게 소주는 빼놓을 수 없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또 “몇십원 싸게 파는 경쟁보다 이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을 갖춰 소비자들이 찾아오게 해야 한다”며 “제주소주는 그런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소주는 제주에서 소주 시장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1억6355만원에 그쳤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