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 "자산축소가 더 큰 영향…주시해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여겨지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리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통상 한국과 같은 신흥국 시장에 악재로 꼽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견된 만큼 국내 증시에 별다른 충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1일 "금리가 인상될지 불확실하다면 증시에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6월에 100% 오른다고 조사돼 있으므로 금리인상이 우리증시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 금리인상은 양호한 경제와 금융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위험 선호심리를 훼손할 요인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블룸버그 집계를 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기준금리 인상확률은 100%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93.5%다.

통상적으로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각국 투자자들이 미국 금융시장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한국과 같은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커진다.

또 달러 가치가 오르는 만큼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상은 예견된 만큼 금리 인상의 영향이 달러화의 가치나 증시에 이미 반영됐다는 관측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보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언급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연준이 보유 자산을 축소하기로 결정하는지, 축소한다면 총 규모나 시기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논의하는 자산규모 축소는 미국 달러화 강세를 자극할 유인"이라며 "6월 연준의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일어날지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미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 등을 매입해 현재 4조4천억달러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연준은 보유하고 있는 채권 중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에 대해 재투자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보유물량을 점차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보유자산 규모를 늘리면 아시아 신흥국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연준이 보유자산을 줄이면 신흥국 입장에서는 자금유출 요인이 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