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맨 왼쪽)와 구글플레이 아이콘. / 사진=한경 DB
원스토어(맨 왼쪽)와 구글플레이 아이콘. / 사진=한경 DB
"3년 안에 국내 안드로이드 앱(응용프로그램)마켓 시장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리겠다."

지난해 6월 국내 최대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출범하면서 야심차게 내건 목표다. 원스토어는 다음달 출시 1년을 맞는다. 높았던 관심에 비하면 초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원스토어는 출범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가 잠식하고 있는 국내 앱마켓 시장에 토종 업체 간 연합전선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경쟁 관계인 이동통신 3사가 동맹을 맺고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가세했다. 양강구도를 무너뜨릴 대항마가 탄생할 지에 관심이 쏠렸다.

SK텔레콤KT LG유플러스는 2015년 6월부터 개별 앱마켓의 콘텐츠 등록 및 운영을 통합 관리했다. 여기에 지난해 네이버가 합류하면서 통합 앱마켓 원스토어가 탄생했다. 앱마켓 운영은 SK텔레콤의 자회사 (주)원스토어가 맡아왔다. 네이버는 (주)원스토어에 앱스토어 영업 부문 일체를 넘기고 27억원을 출자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함께 만든 앱마켓 '원스토어'. / 사진=원스토어 홈페이지 캡쳐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함께 만든 앱마켓 '원스토어'. / 사진=원스토어 홈페이지 캡쳐
아심찬 출발 구호에도 원스토어의 시장점유율 상승은 요원하다. 16일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앱마켓에서 구글플레이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58.2%에 이른다. 애플 앱스토어가 26.4%, 원스토어가 11.8%로 뒤를 이었다.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구글플레이의 독식구도가 견고한 모습이다. 안드로이드 시장만 따지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구글플레이가 차지했고, 원스토어는 20%대로 추정된다. 두 앱마켓의 격차는 원스토어 출범 당시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앱마켓을 운영하는 (주)원스토어의 실적도 부진하다. 지난해 3월 설립 후 10개월 간 누적 영업손실은 216억원에 달했다. 시장 정착을 위해 대규모 판촉, 광고비를 집행한 영향이 컸다.

원스토어 측은 더디지만 계획한 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점유율 40%는 도전적인 목표로 아직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라며 "1년 성과로만 보면 계획한 만큼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부진하지만, 유료 결제가 많은 게임 분야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는 게 원스토어의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원스토어와 구글플레이가 동시 판매 중인 100개 게임의 전체 매출 중 39%가 원스토어에서 이뤄졌다.

게임 마일리지 지급과 통신사 멤버십 할인, 네이버 검색과 연계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독점 또는 선(先)출시되는 게임이 증가한 점도 긍정적이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기존 해외 앱마켓에는 없었던 프로모션 덕분에 게임 다운로드가 유료 아이템 결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선출시 플랫폼으로 원스토어를 찾는 게임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열린 '구글 포 모바일 서울 2016'에서 키노트 연설자로 나선 마크 베넷 구글플레이 인터내셔널 디렉터. / 사진=한경 DB
지난해 열린 '구글 포 모바일 서울 2016'에서 키노트 연설자로 나선 마크 베넷 구글플레이 인터내셔널 디렉터. / 사진=한경 DB
원스토어의 약진에도 구글플레이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OIBA는 올해 구글플레이의 국내 매출 점유율이 61.2%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MOIBA는 "원스토어의 매출이 상승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구조 속에 향후 전망은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앱마켓에 등록된 앱 수도 아직까지는 원스토어가 현저히 밀리는 추세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등록된 앱 수는 애플 앱스토어가 309만개, 구글플레이가 218만개 수준이다. 원스토어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19만개에 그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