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일업체 제치고 유럽·아프리카 수출 전초기지화

일본 자동차회사 스즈키는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인도에 2조~3조원을 투자, 현지 생산능력을 늘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스즈키는 우선 2020년대 전반까지 구자라트 주에 공장을 짓는다.

조립라인 신설에 600억엔을 투자하며 엔진과 변속기 라인 신설까지 합치면 투자액은 1천억엔(약 1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자라트 공장은 하리아나 주의 구르가온 공장, 마네사르 공장에 이은 3번째 현지 생산거점이 된다.

이번 투자가 끝나면 인도 공장의 생산능력은 225만대 규모로 지금보다 30% 늘어나며, 스즈키 글로벌 생산의 60%를 차지하게 된다.

이미 정해진 투자까지 포함하면 인도 공장 전체에 2천억~3천억엔(2조~3조원)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스즈키는 대기오염이 심한 인도에서 하이브리드차 보급을 늘리고자 덴소, 도요타와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해 리튬이온배터리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공장 신설에는 인도시장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유럽과 아프리카로의 수출을 늘리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아울러 인도 자동차시장을 둘러싼 한국, 독일, 프랑스 등 글로벌 업체 간에 치열한 경쟁도 배경이 된 것으로 니혼게이자이는 풀이했다.

한국 현대기아차나 일본 혼다 등 경쟁업체에 선수를 쳤다는 분석도 낳는다.

기아자동차는 인도에 1천억엔 이상을 투자해 완성차 조립공장을 2019년에 가동한다.

인도시장 점유율 2위 현대자동차와 현지시장 공동개척 노림수로 비쳐졌다.

독일 폴크스바겐(VW)도 3월에는 인도 타타자동차와 자동차 공동 개발에 제휴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와 세계 1위를 다투는 VW는 진출 속도가 늦은 인도시장에서 만회를 노린 듯하다.

프랑스 르노도 가격이 낮은 자동차를 히트시키면서 대수를 늘리고 있다.

차 확충도 서두르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회사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인도 자동차 판매대수는 2016년 359만대로 전년에 비해 6% 늘었다.

2019년은 2016년보다 32% 늘어나 475만대가 되면서 일본(474만대)을 앞지를 전망이다.

1983년 인도에서 4륜차 생산을 시작한 스즈키는 시장점유율 40% 정도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즈키의 세계판매대수(2016회계연도 291만대)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도 비중이 높다.

스즈키는 2015년부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S크로스 등 고급차종을 파는 새 판매채널도 구축했다.

인도 소비자의 소득 향상에 따라 고급차종 판매를 통해 브랜드파워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스즈키는 2월 도요타자동차와 포괄제휴한 뒤 정보기술(IT)이나 환경 분야에서 협업하게 됐다.

스즈키는 도요타의 첨단기술 노하우를 활용,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 진출 강화를 노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