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먹거리 가격 인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라면, 맥주, 치킨, 햄버거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올랐고, 대통령 선거 전날인 8일에도 사이다와 콜라 등 음료 가격이 뛰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전날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품목별로는 칠성사이다 250㎖ 캔이 7.7% 올랐고 펩시콜라 1.5ℓ 페트가 3.7% 상승했다.

밀키스 250㎖ 캔, 실론티 240㎖ 캔도 각각 10% 인상됐다.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음료 가격 인상은 2015년 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인상 대상은 편의점 판매 제품이다.

향후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망에서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절감 등 자구 노력으로 가격조정을 억제해 왔으나 비용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 등을 해소기 위해 부득이하게 일부 채널에서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설탕, 과당, 캔, 페트 등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유류비, 물류비 등이 상승하는 등 인상 요인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은 소비자 물가안정을 위해 최소화 수준으로 조정했으며 펩시콜라 1.5ℓ 페트의 경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경쟁사 제품보다 여전히 20%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식품 가격 인상이 끊이지 않자 국정 혼란으로 인한 권력 공백기를 틈타 업체들이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직장인 설모(32)씨는 "대선으로 정국이 다소 혼란한 틈을 타 이때다 하고 가격을 올리는 것이 너무 눈에 보인다"며 "꼼수 인상에는 불매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참에 몸에도 좋지 않은 탄산음료를 끊을 작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씨는 "제품 가격을 올리는 회사는 그 인상 비율만큼 사원들 월급도 올려주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어 말하기도 했다.

주류와 음료 가운데에는 지난해 11월 오비맥주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코카콜라는 같은 달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평균 5% 상향 조정했다.

이어 하이트진로도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33% 올렸다.

라면 가격도 올랐다.

삼양식품은 지난 1일부터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짜로니 등 주요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맥주와 '단짝'인 치킨값도 마찬가지다.

BBQ는 지난 1일 자로 황금올리브치킨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품목별로 8.6~12.5% 인상했다.

교촌치킨과 BHC 등 다른 치킨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올해 들어 가격을 올렸다.

차(茶) 음료 전문 브랜드 공차코리아, 커피전문점 탐앤탐스 등이 가격을 인상했다.

패스트푸드로는 1월에 맥도날드가, 2월에는 버거킹이 가격을 올렸다.

그 외 자연별곡,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매드포갈릭 등 주요 패밀리 레스토랑들도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에 가격을 각각 인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