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미국 상무장관 "한·미 FTA 재협상해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 이어 이번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사진)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8일엔 펜스 부통령이 “한·미 FTA를 개선(reform)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로스 장관은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는 (2012년) FTA 체결 후 5년간 급격하게 늘었다”며 “한국과의 협상을 다시 시작한다면 그 방식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 재개 방식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FTA 재논의 개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 행정부가 기존 무역협정을 재협상하려면 협상 개시 90일 전 의회에 이를 통보해야 한다. NAFTA는 조만간 의회 통보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7월 말께 재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로스 장관은 영국, 유럽연합(EU), 일본과의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하는 한편 중국과는 투자협정(BIT) 체결과 무역불균형 개선을 위한 100일 계획 작성 등에 적극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상 관련 법 집행을 더욱 엄격하게 추진해나가겠다”며 “미국 내 알루미늄과 반도체, 조선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무역규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치는 1962년 제정한 미 무역확대법 232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232조는 국가 안보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특정 물품의 수입량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수입철강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지를 조사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미 상원 재무위원회는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 인준안을 소속 의원(26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는 다음달 초 상원 전체회의에서 인준을 받고 임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날 로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로스 장관이 쓴 논의 재개(reopen)라는 표현은 재협상(renegotiation)이란 표현보다는 수위가 낮은 것”이라며 “협상에 문제점이 없는지 들여다보고 그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