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작년과 올해 경영 비리,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수사로 발이 묶이면서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2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월 하순 예정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나의 이사 복귀 안건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월 한·일 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같은 해 7월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동생 신동빈 회장을 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는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계획대로 6월 하순 홀딩스 주총에서 표결이 이뤄질 경우 이는 2015년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네 번째 표 대결이 된다.

앞서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 세 차례의 홀딩스 표결에서는 모두 신동빈 회장이 완승했다.

홀딩스의 주요 주주 가운데 광윤사(고준샤·光潤社, 지분율 28.1%)를 제외한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으로부터 신 회장이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우호지분 구도에 변화가 없는 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역전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는 게 롯데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최근 검찰 수사 결과 횡령·배임·뇌물 등 여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실을 주주들에게 강조하며 표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전 부회장이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에서 신 회장의 기소를 거론하며 "지난해와 크게 상황이 다르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 자신도 지난해 같은 검찰 수사를 받고 한국 계열사 이사로서 거의 일하지 않고 급여를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여서 롯데의 비리를 강조하는 전략이 꼭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롯데로서는 신 회장이 현재 출국금지와 여러 건의 재판으로 발이 묶여 있어 그 어느 때보다 6월 표 대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일본 홀딩스로 직접 날아가 주주들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직접 호소하기 어려워, 신 전 부회장의 주주 설득 작업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봐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불구속 기소되면서, 신 회장은 앞으로 거의 1년 동안 매주 3~4일을 재판 준비와 출석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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