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개방 느리고 불안정…광범위한 투자협약 밀어붙여야"

중국 당국이 외국인투자에 대해 끈질기게 규제를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중국 당국을 상대로 금융서비스시장 개방 확대와 광범위한 투자협약 체결을 밀어붙일 것을 촉구했다.

주중 미 상공회의소는 18일 발간한 연례정책보고서에서 '닫힌' 중국시장과 '열린' 미국시장 사이의 명백한 불균형을 비판하면서 이런 상황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바뀌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중국 내에서 사업하는 850개 미국 기업을 회원사로 둔 주중 미 상공회의소는 중국의 시장개방 속도가 느리고 불안정하다고 평가했다.

회원사 대다수는 최근 미 상공회의소가 벌인 조사에서 중국이 향후 3년간 시장을 개방할 가능성에 대해 자신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미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중국과 협력관계 강화를 외쳐오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최근 들어 미국이나 유럽 당국에 더 강한 압박을 행사해달라고 로비를 하는 등 기조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금융서비스시장 개방을 확대하도록 압박하고 협상을 통해 더 광범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밀어붙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윌리엄 자릿 주중 미 상공회의소 의장은 "우리의 지렛대는 무엇인가"라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보호조처는 갈수록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외국인투자 규제수준은 전 세계 62개국 중 59위를 차지할 정도로 최악이다.

지난해 세계은행의 사업용이 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중국은 190개국 중 78위다.

시장접근에 대한 우려에도 주중 미 상공회의소 회원사 중 68%는 지난해 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꼭지를 찍었던 2012년 77%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전년의 64%에 비해서는 이익을 낸 기업 비율이 증가했다.

회원사들은 국유기업들을 시장원리로부터 보호하는 불명확한 법과 규칙, 중국 당국의 규정해석과 정책 시행의 일관성 부족 등을 중국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