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에서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극우 후보가 집권할 것이라는 우려에 유로화의 변동성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직전 이후 최대로 확대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대선후보인 마린 르펜이 오는 23일 1차 투표를 무난하게 통과해 다음 달 7일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은 프랑스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가 들쑥날쑥 한가운데 최근 유럽연합과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극좌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이 급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캐슬린 브룩스 씨티인덱스 투자전략가는 "극우와 극좌가 결선투표에 간다면 위험하다"면서 "가능성이 아직은 작지만, 시장은 프랑스 대선이 충격적 결과를 낼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 들어 달러화와 엔화 대비 유로화의 급등락에 대한 헤지 비용은 급등했다.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유로화에 대한 헤지 수요로 대선일까지 거래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펀드매니저와 트레이더들은 또 다른 포퓰리스트의 집권에 대해 우려하고는 있지만, 중도계열의 에마뉘엘 마크롱이나 제1야당인 중도우파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후보의 당선을 예상한 유로화나 유로화 자산에 대한 투자수요도 상당하다고 FT는 덧붙였다.

JP모건은 마크롱이나 피용 후보가 승리할 경우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돼 유로화 가치가 현재 유로당 1.06달러에서 연말에 1.15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렘 베르하겐 NN투자파트너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정치적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전망은 긍정적이고, 역내 수요에 기반을 둔 회복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다음 달 7일 르펜 후보가 당선된다면 유로화 가치는 향후 수주 내에 유로당 0.98달러로 하락할 수 있다고 JP모건은 내다봤다.

유로화 가치는 이미 지난달 말 유로당 1.09달러에서 하락한 상태로,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대비로는 이번 달 들어 3% 하락했다.

지난 12~14일 BVA가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르펜의 지지율은 23%, 마크롱은 23%, 피용은 20%, 멜랑숑은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