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으면서도 미세한 색감…상식의 한계 깼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킵 메모리 얼라이브(Keep Memory Alive) 센터'에서 차세대 TV인 '삼성 QLED TV'를 전격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가진 TV 기술의 정점이 집약된 간판 제품이다.

삼성이 밀고 있는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려 '궁극의 화질'을 구현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Q는 '퀀텀닷(Quantum Dot)'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LCD TV에 '퀀텀닷 TV'란 이름을 써왔는데 이번에 메탈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퀀텀닷 기술을 적용하면서 'QLED TV'로 브랜드명을 바꿨다.

삼성전자는 "QLED는 LED나 OLED와 같은 보통 명사로 퀀텀닷 기반의 TV임을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이라며 "퀀텀닷 기술의 확산을 위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쓸 수 있는 용어로 QLED란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 "신소재 퀀텀닷으로 화질의 한계 극복"

삼성전자는 이날 88형 Q9F, 75형 Q8C 등 2개 제품을 선보였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2017년에는 QLED가 TV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 QLED TV는 초고화질 시청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HDR(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구현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이제 TV 시장에서 더 이상의 화질 경쟁은 무의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R는 기존 TV보다 더 밝은 디스플레이 성능을 바탕으로 실제 자연에 더 가깝고 풍부한 명암의 계조(gradation)를 화면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기존 TV보다 더 밝으면서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의 명암 차이를 더 또렷하게 표현한다.

김 사장은 또 "앞으로는 사용성,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불편을 완벽하게 해소해주는 게 좋은 TV의 기준"이라며 "삼성 QLED TV가 그 기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QLED TV는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 작은 나노 사이즈의 반도체인 퀀텀닷 입자에 메탈 소재를 첨가하는 새로운 기술로 화질의 수준을 대폭 높였다.

밝기와 수명, 또는 밝기와 디테일처럼 서로 '트레이드 오프'(한 쪽을 개선하면 다른 쪽은 악화하는 관계) 관계였던 요소들을 모두 충족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의 콘텐츠 제작 기준인 'DCI-P3' 색영역을 정확하게 구현할뿐더러 이보다 더 세밀한 기준인 컬러 볼륨까지 100% 구현한 세계 최초의 TV이다.

컬러 볼륨은 밝기에 따른 미세한 색 차이를 표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예컨대 같은 나뭇잎이라도 밝기에 따라 연두색에서 짙은 녹색에 이르기까지 그 색채가 다양하다.

삼성 QLED TV는 메탈 퀀텀닷 기술로 기존의 2차원 색 좌표에서는 구분하기 힘들었던 차이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고 밝기는 1천500∼2천 니트(nit)를 구현해 자연에 더 가까운 밝은 빛을 내도록 했다.

2천 니트는 1㎡ 공간에 촛불 2천개가 켜진 정도의 밝기다.

이는 색 표현 범위를 넓히면 밝기 성능은 저하되는 기존의 상식을 깨는 것이다.

통상 TV에서는 밝기를 높이면 색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정확한 색을 표현하려면 시야각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의 기술적 한계가 있는데 이를 극복했다.

또 메탈 퀀텀닷 기술을 이용해 더 짙은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고, TV 시청 때 주변 조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밝거나 어두운 장면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새로운 퀀텀닷에 최적화된 패널 구조를 개발해 어느 각도에서 TV를 보든 색의 왜곡 없이 감상하도록 넓은 시야각을 구현했다.

◇ "디자인·사용 편의도 개선"

QLED TV는 이처럼 화질 외에 디자인이나 사용성에서도 진전을 이뤘다.

다른 삼성 프리미엄 TV처럼 화면 주변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화면과 클린 백(back) 디자인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주변기기를 투명 케이블인 '인비저블 커넥션'으로 연결해 TV 주변에 엉켜 있던 기기들이나 연결선이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또 주변기기들을 TV와 떨어진 곳에 분리해서 배치할 수도 있다.

벽걸이형 제품에는 '노 갭'(No-gap) 월마운트 디자인'을 적용해 TV를 벽에 완전히 밀착시킬 수 있도록 했다.

TV가 인테리어 역할을 하도록 TV 스탠드 디자인도 다양화했다.

데이브 다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무는 "삼성 QLED TV는 TV와 주변기기가 어지럽게 놓여 거실 한쪽을 지저분하게 하던 묵은 골칫거리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쓰임새는 더 편해졌다.

리모컨 하나로 TV와 주변기기까지 한꺼번에 제어하는 '스마트 허브'를 도입했는데 이번에 이를 모바일로 확대했다.

스마트폰에 '스마트 뷰' 애플리케이션을 깔면 사용자들은 이 앱으로 라이브 방송이나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등 보고 싶은 콘텐츠를 단번에 찾아볼 수 있다.

볼륨이나 화면 밝기, 게임모드 같은 환경 설정도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