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살처분 3000만마리 육박…의심신고는 줄어 확산 '주춤'
조류인플루엔자(AI)로 도살 처분한 가금류가 3000만마리를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의심 신고는 점차 줄어들어 진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AI 의심 신고가 최초 접수된 지난해 11월16일 이후 49일째인 이날 밤 12시까지 도살 처분한 가금류가 총 2998만마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국내 전체 가금류 사육 규모(1억6525만마리)의 18%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 AI로 인한 피해는 2014~2015년 517일간 1937만마리를 살처분한 것을 이미 뛰어넘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알 낳는 닭인 산란계는 전체의 32.1%에 달하는 2245만마리가 살처분됐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는 사육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48.3%(41만마리)가 도살됐다. 오리는 233만마리(26.5%), 메추리 등은 183만마리(12.2%)가 살처분됐다.

신규 의심 신고가 지난달 말부터 1주일 가까이 하루 평균 0~2건에 머물고 있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AI가 한창 확산되던 지난달 초엔 하루 평균 10~14건에 달했다. 야생조류 확진도 이틀째 새로 나오지 않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 확산세가 주춤하지만 AI 피해가 크지 않은 경남·북 지방에서 확산할 경우 걷잡을 수 없어 낙관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31일 경기 포천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고양이 두 마리가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것과 관련해선 “고양이와 접촉한 사람 중 현재까지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며 “길고양이나 유기견 등을 잡아 살처분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