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76.'
7대 업종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비 비중을 '글로벌 톱 10'(매출 1~10위) 기업과 비교해보니 약 76%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톱 10 기업이 연구개발에 100을 쓸 때 우리나라 톱 10 기업은 76만 투입한다는 뜻이다.

IT전기전자와 석유화학 업종은 글로벌 톱 10 기업과 견줘봤을 때 각각 96%와 84%로 거의 대등한 수준이었지만, 철강은 40%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낮았다.

자동차부품도 5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업종별 1위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와 SK이노베이션 두 회사만이 R&D 비중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을 추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의지를 과시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8일 7개 업종별 국내 대표 1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말 매출 대비 R&D 비중을 조사한 결과, 글로벌 톱 10 기업과 비교했을 때 76.1% 수준에 그쳤다.

1년 전(2015년 3분기 말) 같은 조사 때의 74.0%에 비하면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연구개발 지출에 인색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IT전기전자,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자동차부품, 식음료, 제약 등 7개 업종 국내 기업 63개사와 글로벌 기업 62개사 등 총 12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자동차의 경우 국내 기업이 3개에 불과했고, 글로벌 톱 10 기업 중 철강업체인 아세로미탈(ArcelorMittal) 등 인도와 중국의 7개사는 R&D 비용 자체를 공개하지 않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R&D 비중은 업종별로 격차가 컸다.

IT전기전자의 경우 국내 10대 기업의 R&D 비중이 글로벌 톱 10과 비교해 96.1%로 큰 차이가 없었다.

90.5%였던 1년 전에 비해 5.6%포인트나 간격을 좁혔다.

제약업도 88.8%로 양호했다.

지난해 87.0%에서 1.8%포인트 상승했다.

석유화학은 84.1%로 1년 전 90.0%에서 5.9%포인트 떨어졌지만 역시 큰 차이는 없는 수준이다.

반면 자동차와 식음료 철강 업종의 R&D 비중은 뒷걸음질 쳤다.

자동차는 지난해 3분기 말 글로벌 톱 10 기업 대비 81.3%에서 올해는 78.4%로 낮아졌다.

식음료 역시 72.7%에서 67.7%로 하락했다.

철강업은 지난해 41.2%에서 올해는 더 낮아져 38.9%까지 떨어졌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다.

자동차부품은 50.6%로 지난해 49.8%와 비교하면 그나마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기업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IT전기전자 업종에서 삼성전자의 R&D 비중은 글로벌 1위인 애플을 앞섰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1천345억4천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100억9천200만 달러를 R&D 비용으로 집행, 매출 대비 R&D 비중이 7.5%에 달했다.

반면 애플은 1천687억8천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R&D 비용은 74억7천500만 달러를 지출해 비중이 4.4%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R&D 비중이 애플의 169.4%나 되는 셈이다.

석유화학 업종의 국내 대표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매출 1위인 중국 시노펙(Sinopec-China Petroleum)을 앞질렀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까지 매출 대비 R&D 비중은 0.4%, 시노펙은 0.3%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의 R&D 비중이 시노펙차이나의 126.3%였다.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1위 기업들은 R&D 비중이 모두 글로벌 1위 기업에 비해 크게 낮았다.

포스코의 R&D 비중은 신일본제철주금(Nippon Steel & Sumitomo Metal Corporation)과 비교해 63.5%에 머물렀다.

세계 1위 식품업체 네슬레(Nestle)와 국내 1위 CJ제일제당의 격차도 컸다.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R&D 비중은 1.0%, 네슬레는 1.9%로 CJ제일제당의 R&D 비중이 네슬레의 54.5%에 그쳤다.

글로벌 1위 토요타(Toyota)와 현대자동차의 차이도 비슷하다.

3분기 말 토요타의 R&D 비중은 4.1%, 현대차는 2.2%로 현대차가 토요타의 54.2% 수준이었다.

제약업 역시 국내 1위 유한양행의 R&D 비중이 글로벌 1위 존슨앤존슨(Johnson&Johnson)의 53.8%에 그쳤다.

자동차부품 업종의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1위와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현대모비스의 R&D비중은 글로벌 1위 보쉬(Robert Bosch GmbH)와 비교하면 19.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
│글로벌 기업과 국내기업의 R&D 비중 현황 │
├─────┬────────┬──┬───┬────┬─────┬────┤
│업종 │기업명 │국가│매출 │글로벌 │ 매출액 │ R&D │
│ │ │ │대비 │1위 │ │ 비용 │
│ │ │ │R&D │대비 │ │ │
│ │ │ │비중 │비중 │ │ │
├─────┼────────┼──┼───┼────┼─────┼────┤
│IT전기전자│삼성전자 │한국│7.5% │169.4% │ 134,543│ 10,092│
├─────┼────────┼──┼───┼────┼─────┼────┤
│IT전기전자│애플 │미국│4.4% │- │ 168,787│ 7,475│
│ │(Apple) │ │ │ │ │ │
├─────┼────────┼──┼───┼────┼─────┼────┤
│석유화학 │SK이노베이션 │한국│0.4% │126.3% │ 26,668│ 94│
├─────┼────────┼──┼───┼────┼─────┼────┤
│석유화학 │ 중국시노펙 │중국│0.3% │- │ 307,072│ 859│
│ │ (Sinopec) │ │ │ │ │ │
├─────┼────────┼──┼───┼────┼─────┼────┤
│식음료 │네슬레 │스위│1.9% │- │ 44,182│ 840│
│ │(Nestle) │스 │ │ │ │ │
├─────┼────────┼──┼───┼────┼─────┼────┤
│식음료 │CJ제일제당 │한국│1.0% │54.5% │ 9,803│ 102│
├─────┼────────┼──┼───┼────┼─────┼────┤
│자동차 │토요타자동차 │일본│4.1% │- │ 129,241│ 5,264│
│ │(Toyota Motor) │ │ │ │ │ │
├─────┼────────┼──┼───┼────┼─────┼────┤
│자동차 │현대자동차 │한국│2.2% │54.2% │ 62,601│ 1,381│
├─────┼────────┼──┼───┼────┼─────┼────┤
│자동차부품│로버트보쉬 │독일│9.0% │- │ 77,124│ 6,967│
│ │(Robert Bosch Gm│ │ │ │ │ │
│ │bH) │ │ │ │ │ │
├─────┼────────┼──┼───┼────┼─────┼────┤
│자동차부품│현대모비스 │한국│1.8% │19.8% │ 25,337│ 454│
├─────┼────────┼──┼───┼────┼─────┼────┤
│제약 │존슨앤존슨 │미국│12.0% │- │ 53,784│ 6,455│
│ │(Johnson&Johnson│ │ │ │ │ │
│ │) │ │ │ │ │ │
├─────┼────────┼──┼───┼────┼─────┼────┤
│제약 │유한양행 │한국│6.5% │53.8% │ 880│ 57│
├─────┼────────┼──┼───┼────┼─────┼────┤
│철강 │ 신일본제철주금 │일본│1.4% │- │ 43,701│ 610│
│ │(Nippon Steel&Su│ │ │ │ │ │
│ │ mitomo) │ │ │ │ │ │
├─────┼────────┼──┼───┼────┼─────┼────┤
│철강 │포스코 │한국│0.9% │63.5% │ 34,480│ 305│
├─────┴────────┴──┴───┴────┴─────┴────┤
│출처 : CEO스코어 (단위 : 100만 달러) │
│*2016년 3분기 누적 기준 국내외 매출 1위 기업의 R&D 비중 비교 │
│ (사업기간이 9개월이 안 될 경우 연구개발비를 공시하는 보고서 기준) │
│*글로벌 1위 대비 비중 : 글로벌 매출 1위 기업의 R&D 비중 대비 국내 기업의 R│
│&D 비중 │
│*각 사업연도 말 환율 적용 │
│ │
│ │
│ │
└─────────────────────────────────────┘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