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창업이 희망이다] 벤처기업 불황에도 '꿋꿋'…작년보다 1600개 늘었다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대기업은 신규 일자리를 줄이는 가운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벤처 생태계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기업 숫자와 투자금액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25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한국의 벤처기업 수는 3만2851개로 지난해 말보다 1591개 늘었다.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2001년 1만1392개의 세 배 가까운 숫자다. 벤처캐피탈협회 집계 결과 벤처캐피털의 전체 투자 재원은 10월 말 기준 17조3882억원으로 지난해 말 15조6450억원 대비 11.1% 증가했다. 올해 신규 결성된 벤처 투자조합의 결성 금액도 10월 말까지 2조4340억원으로 업계에선 연말까지 3조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처캐피털의 신규 투자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10월 말 기준 신규 투자 건수는 977건으로 전년 동기(864건) 대비 13.1% 증가했다. 투자금 가운데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37.1%로 지난해보다 6.0%포인트 늘었다. 벤처캐피털이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거나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조사 결과 신규 투자 금액이 가장 큰 업종은 바이오·의료로 22.6%(3812억원)를 차지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가 19.0%(3210억원)로 뒤를 이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민간 펀드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한국 기업의 수출은 줄어도 벤처기업 수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 10월 말까지 한국의 전체 수출은 4050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지만 벤처기업 수출은 143억9000만달러로 2.6% 증가했다. 벤처기업 수출 증가율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전체 수출 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