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모체인 (주)STX가 내년 1월 경영권 매각절차에 착수한다. 올해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지자 채권단이 서둘러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것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주)STX 대주주인 산업·우리·농협·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다음달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3월까지 매각을 끝내기로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 4월 초 사업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매각을 마쳐야 (주)STX는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며 “채권단이 다음달부터 매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주)STX는 지난 9월 말 현재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 자기자본이 -3000억원이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라 연말 기준으로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면 (주)STX는 자동으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주)STX의 지분 70.55%를 보유한 채권단은 구주를 매각하면서 동시에 신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 지분 가치는 600억~700억원 수준이지만 유상증자 부담을 감안하면 실제 매각 가격은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채권단은 (주)STX 매각에 해외 진출을 노리는 중견기업이 관심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STX는 종합상사로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며 “해외 영업망 확장을 노리는 중견기업이 인수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